국내 승용차시장에 대형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자동차 회사들이 4천만원대의 3,000cc 이상되는 대형승용차를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이다.
승용차의 대형화 바람은 선택의 다양화라는 효과와 함께 일부 부유층의
허영심을 이용해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비난도 함께 받고 있다.
대우자동차는 1일부터 3,200cc급 대형승용차 `아카디아''의 판매를 시작
했다. 아카디아는 일본 혼다사의 레전드를 복사한 것으로, 레전드는 미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끈 승용차다.
현재 국내승용차 가운데 가장 배기량이 큰 아카디아는 조수석까지 에어
백이 설치되는 등 첨단 안전시설을 갖추고 있다.
판매가 역시 국내 최고인 4천만~4천5백만원으로 책정됐다. 세금을 포함
하면 5천만원을 웃돌게 된다.
대우자동차가 대형승용차 시장 쟁탈전에 먼저 나서자 현대자동차는 아
카디아보다 더 큰 승용차를 내놓으며 `맞불'' 작전을 펼친다.
그랜저 시리즈로 국내 대형차시장을 석권해온 현대자동차는 애초 3월중
에 판매하려던 `뉴그랜저3.5''를 이달 중순께부터 앞당겨 판매를 시작한다.
뉴그랜저3.5는 배기량이 3,500cc로 국산승용차 가운데 가장 큰 배기량
을 갖게 된다. 또 주행시 기어단수를 컴퓨터가 스스로 조절하는 `오토매
틱 퍼지컨트롤시스템'' 등 첨단 전자장비가 장착된다.
현대자동차는 뉴그랜저3.5의 차량가격 결정을 일단 늦추고 있다. 아카
디아의 여론 반응을 보고 결정한다는 전략이다. 물론 4천만원대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또 오는 9월께 쏘나타와 그랜저 중간 수준인 `H카''를 선
보여 대형차 시장점유율을 높이려 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도 이달 중순부터 기존 포텐샤의 외관과 내장을 변형한 중대
형승용차 포텐샤2.0을 판매한다.
자동차회사들이 대형차에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이윤이
높기 때문이다.
또 일부 부유층들의 대형차에 대한 그릇된 과시욕과 소유욕이 자동차회
사들에 경.소형차 개발보다는 대형차 개발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
되고 있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대형승용차 가격이 같은 급의 외국차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다"며 "수입될 경우 높은 관세가 붙긴 하지만 `비싼 차''
를 찾는 부유층의 허영심에 편승해 차량가격을 적정 수준보다 높게 잡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비싼 차라야 잘 팔린다''는 소비형태를 자동차회사들이 교묘히 이용한
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