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에 사진을 그리는 이정진…"촬영은 한 달, 후작업은 10개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지에 붓으로 감광유액 손수 발라 작업하는
이정진 작가 개인전 'Unseen/Thing'
PKM 갤러리 전관서 진행
아이슬란드 풍경 마주한 작가의 사유 담은
'Unseen' 시리즈 국내 최초 공개
이정진 작가 개인전 'Unseen/Thing'
PKM 갤러리 전관서 진행
아이슬란드 풍경 마주한 작가의 사유 담은
'Unseen' 시리즈 국내 최초 공개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PKM 갤러리, 6년 만에 한국에서 전시회를 여는 사진작가 이정진이 작품 앞에 섰다. 화면을 채운 흑백의 풍경은 회화와 사진의 경계를 오간다. 연필로 그린 데생같기도 하고, 먹으로 작업한 수묵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필름카메라로 촬영한 흑백 사진이 떠오르기도 하는 작가의 작품은 보는 이의 다양한 시선을 자극한다.
홍익대학교에서 도예를 전공하던 이정진 작가는 사진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사진에 깊게 매료됐다. 이후 그는 월간 잡지 <뿌리 깊은 나무>의 사진 기자로 일했다. 사진 작가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을 20대 중반 울릉도에서 심마니 노부부를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부터다. 1년간 이들을 밀착 취재한 사진을 책으로 출간한 작업으로 세계적 관심을 얻었다. 이 작업을 발판으로 다큐멘터리 사진의 거장 로버트 프랭크의 조수로 일할 수 있었고, 뉴욕대학교 대학원에서 사진을 공부했다.
작가는 전통 한지에 빛을 만나면 이미지가 생기는 감광유액을 붓으로 칠한 후 인화하는 방식을 고안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최근 작업 방식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기존과 똑같은 방식으로 한지에 인화한 사진을 디지털로 스캔해 포토샵 등의 프로그램으로 조정하며 작가가 카메라 렌즈를 통해 경험한 감정을 재현하는 방식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 처음으로 선보이는 ‘Unseen’ 시리즈가 이 방식을 통해 완성됐다.
작가는 “한지는 현상액에 담가도 쉽게 풀어지지 않을 만큼 내구성이 뛰어나고, 감광유액을 바르면 마치 피부처럼 깊은 곳에서 이미지가 배어 나오는 질감을 만들어낸다”며 “이러한 한지의 물성은 관람자가 사진을 단순히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체험하도록 만드는 힘을 지녀 포기할 수 없는 부분 중 하나”라고 전했다. 전시는 5월 23일까지.
강은영 기자 qboom@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