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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력 쥘 수록 '괴물' 되는 이유는 인지구조가 바뀌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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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력 중독>
    카르스텐 C. 셰르물리 저
    출처: 미국 백악관 X
    출처: 미국 백악관 X
    ‘권력 중독’의 모습은 곳곳에서 보인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유명하다. 그는 작년 유럽 정상들과의 다자 회담에서 혼자 책상에 앉아 '선생님'처럼 행동하기도 했다. 메르켈 독일 전 총리는 ‘앙숙’이었던 그에 대해 “방안에 사람이 많을수록 승자가 되려는 욕구를 더 강하게 드러냈다”며 “모든 만남이 경쟁이었다”고 평했다.

    신간 <권력중독>에서 독일 심리학자 카르스텐 C. 셰르물리는 이 같은 현상을 심리학과 생물학의 언어로 풀어낸다. 권력을 쥐는 순간 대량의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되고 강한 쾌감이 형성된다. 이는 단순한 기분 변화가 아니라 반복을 요구하는 경험으로 각인된다. 권력은 일종의 중독 물질처럼 작용하고, 상실의 순간에는 금단에 가까운 고통을 경험하게 한다.

    저자는 트럼프 대통령, 샘 올트면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분식회계로 파산한 에너지 기업 엔론 등 사례를 통해 권력이 어떤 모습을 띠는지 보여준다. 특히 저자는 ‘기후 위기 대응’이나 ‘공정한 경제 시스템’처럼 명분을 내세우는 움직임에도 권력을 통해 기분 좋은 자극을 느끼기 위한 욕심이 반영돼 있다고 한다.
    권력 쥘 수록 '괴물' 되는 이유는 인지구조가 바뀌기 때문
    흥미로운 대목은 권력이 인지 구조 자체를 바꾼하는 분석이다. 권력을 가진 사람일수록 타인을 단순화하고 고정관념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권력 있는 나이 든 남성일수록 Z세대는 게으르다며 “우리 때는 더 열심히 일했다”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자는 해법도 제시한다. 첫째, 권력이 자신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회의에서 자신의 발언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지, 타인의 말을 끊고 있지는 않는지 감지하는 게 출발점이다. 또 불편한 피드백이 가능한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권력은 주변을 침묵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라도 비판을 허용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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