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두 번 실패 없다"…원전 유치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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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부지 축산면 '따개비마을'
작년 산불에 해안마을 쑥대밭
곳곳에 원전 유치 현수막 걸어
"마을 사라지는 아픔 있지만
정부가 주민 마음 헤아려주길"
작년 산불에 해안마을 쑥대밭
곳곳에 원전 유치 현수막 걸어
"마을 사라지는 아픔 있지만
정부가 주민 마음 헤아려주길"
이 마을은 지난해 봄 의성에서 시작된 대형 산불이 해안마을까지 덮쳐 50여 가구 가운데 이제는 5~6가구만 외롭게 남아 있다. 따개비마을뿐만 아니라 축산면 초입부터 이어진 경정리, 노물리 등 해안마을 곳곳이 산불의 상흔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주민은 불편한 임시대피소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지방소멸의 미래를 보는 것 같은 애잔한 영덕의 해안마을에는 올해 초부터 원전 유치를 기원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리기 시작했다. 지난 1월 26일 정부가 신규 원전 2기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하자 영덕군이 유치전에 뛰어들면서부터다.
◇영덕군 신규 원전 건설 유치신청
영덕군은 지난 27일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에서 신규 원전 건설 후보 부지 유치신청서를 제출했다. 원전 건설 예정 부지는 영덕읍 석리, 노물리, 매정리 등 104만㎡다. 신규원전 규모는 1.4GW 2기, 2.8GW로 향후 10년 동안 건설된다. 군에 따르면 건설비 9조원 외에도 법정 지원금 등 3조~4조원의 경제적 이익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덕군이 지난달 9~10일 리얼미터에 의뢰해 시행한 여론조사에서는 원전 유치 찬성이 86.18%로 월등히 높았다, 영덕군 의회도 24일 신규 원전 건설 후보 부지 신청 동의안을 가결했다.◇“소멸 위기 극복 마지막 기회”
주민 기피 시설로 알려진 원전 유치에 이처럼 주민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10여 년 사이 지방 소멸 위기가 더 심해진 영향이다. 영덕군의 원전 유치는 이번이 두 번째다. 2011년 원전건설 예정지로 선정됐으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2017년 사업이 백지화되는 아픔을 겪었다. 주민들의 얼굴에는 원전을 유치해서라도 살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가득했다.석리 마을회관 앞에서 만난 이장 이미상 씨는 “원전 부지로 마을이 통째로 편입되면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고향마을이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며 안타까워하면서도 “갈수록 어려워지는 영덕군 전체의 미래를 위해 희생한다는 마음으로 찬성했다”고 말했다. 영덕군은 과거 이웃한 울진보다 인구가 많았지만, 원전이 들어선 울진보다 인구가 적고 기업이 내는 세수도 10분의 1에 불과하다.
따개비마을에서 아직도 고기를 잡아 생계를 이어가는 주민 노모 씨는 “그 아름답던 마을이 거의 다 사라졌다”며 “산불로 상처받고 원전에 마을을 내줘야 하는 주민들의 마음을 정부가 잘 헤아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광열 영덕군수는 “원전 유치는 대형 재난의 아픔에서 회복하고 영덕의 산업구조를 재편해 지방 소멸을 막고 미래로 성장하기 위한 생존전략”이라고 했다.
영덕=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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