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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료 폭등에 '전력 직구' 하고 싶은데…정부는 되레 장벽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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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전 핵심고객 이탈 우려에
    3년 의무계약 등 규제로 묶어
    기업 부담 줄이려는 외국과 대조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 전기를 직접 사오는 ‘전력 직구(직접구매)’ 제도가 사실상 많은 장벽에 막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계약 의무 기간 3년’이나 ‘재거래 시 유예기간 부과’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앞장서 기업의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외국과는 상반되는 정책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에만 20개 기업이 전력 직구 거래 등록을 신청했다. 상반기 3곳에서 급증했다. SK어드밴스드가 지난해 3월 처음 신청하며 전력 직구 1호 기업이 됐고 뒤를 이어 LG화학과 한화솔루션, 삼성전기, 코레일 등이 직구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 국내 전력 소비 2위였던 현대제철도 전기로가 있는 인천 공장을 중심으로 전력 직구를 준비 중이다.

    전력 직접구매 제도는 계약전력 300㎾ 이상 대규모 소비자가 한전을 통하지 않고 전력거래소를 통해 직접 전력을 조달하는 제도다. 2003년 제도가 신설된 이후 2024년까지 신청 기업이 한 곳도 없었다. 직구 단가가 한전 소매요금보다 비싸서다.

    하지만 한전의 산업용 전기요금이 급등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2년 ㎾h당 119원에서 지난해 181원으로 올랐다. 반면 전력도매가격은 ㎾h당 95~125원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각종 부대 비용을 고려해도 직구하면 한전으로부터 사들이는 요금보다 ㎾h당 20~30원 싸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제조 대기업을 비롯한 핵심 고객의 이탈이 계속되면 한전의 재무구조가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전의 전력 판매 수입 중 55%가 산업용 전기료에서 나온다. 전기위원회가 전력 직구 제도 도입 당시 1년이던 ‘최소 계약 유지 기간’을 3년으로 늘리며 문턱을 높인 이유다. ‘타당한 사유가 있으면 전력 직구를 조기 종료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삭제하고, 한전과 다시 거래하려면 6개월 전에 미리 신고해야 한다는 ‘사전 통보제’도 마련했다.

    산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한전 이탈이 이어지면 한전 재무구조가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는 이해하지만, 산업용 전기료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기업이 택할 수 있는 대안인 직접 구매 제도에 행정적 제약을 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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