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김선욱은 눈물을 쏟았다. 경기필하모닉 예술감독으로서 마지막 정기공연을 지휘를 마치고서다. 피아니스트로서 베를린 필하모닉 등 세계의 명문 악단과 연주 경험을 쌓았던 그다. 지휘가 뭐길래 그의 마음을 이리도 흔들었을까. 지난 여름 저녁 경기아트센터에서 퇴근하던 그를 만나 나눈 이야기와 지난 1월 진행한 서면 인터뷰로 김선욱의 음악세계를 탐구했다.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김선욱. ⓒ 문덕관 by Arte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김선욱. ⓒ 문덕관 by Arte
경기필의 공연을 봐왔던 사람들은 그가 악단과 함께하던 2년간 변화를 체감했다. 무엇보다 협연자의 면면이 놀라웠다. 백건우, 조성진, 클라라 주미 강과 같은 한국 정상급 연주자뿐 아니라 중국 국가대극원의 상주음악가였던 첼리스트 지안 왕, 빈 필하모닉의 악장을 30년 넘게 맡아 온 라이너 호넥, 파리 오케스트라의 수석 클라리넷 연주자였던 파스칼 모라게스, 2013년 밴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인 바딤 콜로덴코 등이 경기도의 악단과 함께했다. 유럽에서 김선욱이 쌓아왔던 신뢰가 선물처럼 돌아온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