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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찬진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은 '옥상옥'…납득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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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지주회장 연임 관행 비판…"차세대는 나이 들어 골동품 돼"
    쿠팡파이낸셜, 현장점검→검사로 전환
    이찬진 금융감독원./사진=연합뉴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사진=연합뉴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5일 금융감독원 공공기관 지정에 대해 반대 의사를 재차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금감원 출입기자 신년 인사회에서 "이미 금감원은 조직, 예산과 관련해 자율성이 없고 금융위원회가 전부 결정한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옥상옥이 되는 것이다. 납득이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금융지주 회장들의 장기 연임과 관련을 비판하고, 쿠팡파이낸셜의 고금리 대출을 지적했다.

    "금융감독기관 중립성·자율성 중요한 가치"

    이 원장은 금감원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강조하며 "공공기관 지정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여부는 이달 말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현재 금융위의 지시를 받는데, 만일 공공기관이 되면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담당하는 재정경제부의 관리까지 받게 된다.

    이 원장은 "금융감독기관의 중립성·자율성은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가치이고, 소위 글로벌 스탠다드(표준)"라며 "공운위(공공기관운영위원회) 관련 공공기관 지정은 아마 안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금융지주 지배구조에 대한 문제의식도 드러냈다. 리더가 제때 교체되지 않아 발전이 더디다는 취지다. 이 원장은 "차세대 리더십을 세워야 하는데, 연임이 반복되면 (차세대 후보군이) 몇 년씩 기다리게 된다”며"“그러면 그분들도 결국 에이징(노령화)이 와서 '골동품'이 된다"고 비판했다.

    장기 연임 관행 때문에 이사회 독립성도 약화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같은 생각을 가진 CEO가 오래 재임하면 이사회가 천편일률적으로 이사회가 살아있지 못하고 견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나아가 금융지주 이사회 구성도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금융지주 이사회가 교수 등 특정 직업 집단 중심으로 편중됐다"며 "JP모건 등 미국계 투자은행(IB)의 경우 경쟁사 출신이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학계 인사는 거의 없다. (교수들의) 전문성은 필요하지만, 현장 중심의 거버넌스가 시장 원리에 맞는 것 아니냐는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국민연금이 금융지주 이사회에 사외이사 후보를 직접 추천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고, 주주 이익을 공정하게 대변할 이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 이달 내 출범 예정인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다만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추천에 대해 관치금융, 연금 사회주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국민연금이 판단할 문제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지 않다"며 "연금 사회주의니 뭐니 이런 논쟁은 거리가 멀다. 주주 이익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대변할 수 있는 집단이 (이사회에) 들어와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회사가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업이라는 본질적인 것을 고려한다면 그 어떤 기업보다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거버넌스가 구성되고 운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쿠팡파이낸셜, 이자율 자의적 산정, 폭리 취해"

    이 원장은 또한 최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에 휘말린 쿠팡이 자회사인 쿠팡파이낸셜을 통해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고금리 대출 상품을 판매하는 것과 관련해 현장점검을 넘어서 현장검사로 전환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쿠팡파이낸셜이 이자율 산정 기준을 매우 자의적으로 결정해, 결과적으로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상도덕적으로 '갑질' 비슷한 상황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쿠팡 등 유통 플랫폼에도 날을 세웠다. 이 원장은 "유통 플랫폼은 이제 일상에 깊이 들어와 있다"며 "쿠팡 사태만 봐도 사고가 나면 전 국민이 고통을 겪는 일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자 결제를 중개하는) 전자 금융 업체들은 사이버 보안 사고가 나면 그대로 제재에 들어갈 수 있고, 심지어 사전 규제도 받는다"며 "그런데 정작 몸통인 유통 플랫폼들은 전자상거래 업체라 그러한 규제가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주가조작 사건 포렌식팀 구성 추진"

    금감원은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인력도 늘린다. 이 원장은 "현재 하나의 단위인 합동대응단을 2개 팀으로 만드는 과정에 있다"며 "금감원은 포렌식팀을 별도로 구성하자고 제안하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사건 처리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기술적 문제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합동대응단이 사건을 적발하더라도 포렌식을 담당하는 인원이 적어 빠르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구체적 인력 규모는 공개하지는 않았다.

    금감원 특사경(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 인지수사권 논의 관련 금감원의 구상도 밝혔다. 이 원장은 "특사경은 금감원이 기획해서 조사한 사건,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에 관련한 사건에 국한해 볼 것"이라며 "기존 절차가 아니라 수사심의위원회에 바로 회부해 판단을 받고 수사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안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사심의위원회에는 금융위에 대표성 있는 위원도 합류해 함께 결정하고 정보는 투명하게 공유할 것"이라며 "수사진행 과정이나 결과 등은 증선위에 보고하는 형태로 해서 견제와 균형이 유지될 수 있는 구조를 논의 중"이라고 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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