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5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건설적 역할’을 당부할 계획이라고 청와대가 2일 밝혔다. 4월로 예상되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남북 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도록 중국 측에 역할을 요구하겠다는 취지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춘추관에서 이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관련 브리핑을 열고 “한·중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위 실장은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한·중 정상 간 공동성명이 나올 수 있냐’는 질문에 “공동 문건을 준비하거나 협의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위 실장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중 관계 전면 복원의 정치적 우호 정서 기반을 공고히 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양국 간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경제 협력 방안과 함께 서해 한·중잠정조치수역(PMZ) 구조물 문제, 한한령(韓限令·한류 콘텐츠 금지) 조치 등도 논의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3박4일 일정으로 4일부터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를 방문한다. 방중 기간 중국 권력 서열 2위(리창 총리)와 3위(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를 모두 만나고 한·중 비즈니스 포럼과 벤처·스타트업 서밋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李-시진핑, 한한령·서해·대만 문제 다룰 듯 리창 등 中 서열 1~3위 모두 면담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5일 중국을 국빈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리창 국무원 총리(권력 서열 2위),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3위)과도 만난다. 악화했던 한·중 관계가 복원된다는 의미가 있지만, 서해 구조물과 한한령 해제, 양안(兩岸) 문제 등 민감한 외교안보 현안은 현재 진행형이다.
◇ 韓中 비즈니스포럼 등 참석
이 대통령은 4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현지 동포들과의 만찬 간담회로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5일에는 양국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제조업, 소비재, 서비스 분야에서 양국 비교우위 산업 간 상호 보완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경제 협력 영역을 만들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고 했다.
국빈 방문의 하이라이트인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은 이날 오후 열린다.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정상회담 후 국빈 만찬도 함께한다. 양국 정부는 정상회담 결과물로 기후환경, 교통, 경제산업 등의 분야에서 10여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위 실장은 “한중 관계를 전면 복원하기로 한 경주에서의 대화를 바탕으로 양국이 직면한 민생과 평화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6일 중국 권력 서열 2~3위인 리창 총리, 자오러지 상무위원장과 각각 만난다. 시 주석을 포함해 방중 기간 서열 1~3위 인사를 모두 만나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상하이로 이동해 천지닝 상하이 당서기와 만찬을 한다. 천지닝 당서기는 유력한 중국 차기 지도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시 주석의 최측근이기도 하다.
방중 마지막 날인 7일에는 상하이 임시정부청사를 방문하고 한중 벤처·스타트업 서밋에 참석한다. 위 실장은 “김구 선생 탄신 150주년, 상하이 임시정부청사 100주년을 맞아 국권 회복을 위한 공동의 역사적 경험을 기념할 예정”이라고 했다.
◇ “한한령, 단계적 복원”
이 대통령은 시 주석과 만나 지난 2016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지속되고 있는 한한령 해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전면적인 해제보다는 단계적 해제에 무게가 실린다. 위 실장은 “문화 콘텐츠 교류를 점진적, 단계적으로 복원하겠다”며 “서로 공감대를 이루는 부분부터 시작해 영역을 넓히고 이해를 높이는 방법이 현실적”이라고 했다.
당초 정부는 이 대통령 방중에 맞춰 대규모 K팝 콘서트를 계획했지만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 실장은 “중국은 보수적, 전통적인 장르에 대해서는 적극적인데, 새로운 형태에 대해선 우리보다 덜 전향적”이라고 설명했다.
위 실장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국 정부는) 하나의 중국을 존중하는 입장”이라며 “그 입장에 따라 대처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 장관은 최근 조현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반드시 지키는 것을 포함해 국제 정의를 수호할 것을 믿는다”고 했다. 이를 두고 시 주석이 이 대통령을 만나 대만 문제 관련 공개 입장 표명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위 실장은 ‘정상회담 조율 과정에서 양안 문제 논의가 이뤄졌느냐’는 질문에 “다양한 협의가 실무선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위 실장은 북한이 최근 핵잠수함 건조 모습을 공개한 데 대해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 측이 한국 핵추진잠수함 건조에 예민하게 나오는 것을 두고도 “우리에게 필요한 핵잠 역량이 있고 (핵잠 도입은) 그런 것에 대처하는 것이라고 잘 설명해서 납득시키려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