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톡톡] 글로벌 Z세대가 증명한 '연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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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명 모비노마 대표
불과 1년여 전인 2024년 12월 3일, 대한민국 Z세대는 세계를 놀라게 했다. 비상계엄 선포라는 초유의 사태 앞에, 정치에 무관심한 것만 같던 청년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화염병 대신 자신들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응원봉’을 흔들며 평화로우면서도 단호하게 민주주의 수호를 외쳤다. 당시 광장을 채운 Z세대의 에너지는 분명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건재함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문제는 그 이후다. 계엄 정국이 일단락된 뒤 청년들의 목소리는 다시 일상 속으로 잦아들어갔다. 긴급한 국가적 위기에는 즉각 반응했지만 정작 자신들의 삶을 결정짓는 일상적인 정책과 구조적 문제 앞에서는 다시 ‘침묵 모드’로 돌아선 것 같다.
한국 Z세대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사회적·경제적 양극화’라는 이름의 장벽이다. 부의 대물림은 점점 심화하고, 자산의 격차는 청년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넘을 수 없는 벽이 돼가고 있다. 단순히 주머니 사정의 문제를 넘어 교육, 주거, 기회의 불평등으로 번지는 중이다.
글로벌 Z세대가 거리로 나선 근본적인 이유도 불공정과 양극화다. 케냐와 페루 청년들이 세금 인상과 연금 개혁에 목숨을 걸고 저항하는 이유는 지금 상황을 바로잡지 않으면 자신들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것을 직시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Z세대 역시 불공정과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와 정책에 대해 지금보다 훨씬 더 조직적이고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역사는 우리에게 분명한 교훈을 준다. 프랑스혁명부터 러시아, 멕시코 혁명까지 모든 거대한 변화의 물결은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에서 비롯됐다. 대런 애쓰모글루와 제임스 A 로빈슨은 저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국가의 성패는 그 국가를 구성하는 구성원에게 기회와 권력을 얼마나 공정하고 평등하게 나눠 주는지에 있다고 말했다.
침묵은 중립이 아니다. 오히려 미래를 방치하는 것일 수 있다. 대한민국의 Z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하나의 이벤트에 대한 시위가 아니라 일상에서의 참여다. 정부 정책과 경제 및 사회 문제에 늘 관심을 기울이고 사회의 격차를 줄이는 데 적극 참여해야 한다. 12·3 계엄 때 보여준 응원봉 불빛이 양극화라는 어두운 현실을 비추는 지속적인 등불이 되도록 노력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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