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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한국, 현대판 ‘노아의 방주’ 싹쓸이…식물자원 이어 심해 해양자원 저장고까지 국내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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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A 심해 해양 바이오뱅크, 2027년 한국에 둥지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한국이 식물자원에 이어 심해 해양자원 저장고까지 국내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대규모 재난으로 인류가 멸종 위기에 처했을 때를 대비해 생물자원을 보관하는 시설로, 이른바 현대판 ‘노아의 방주’로 불리는 곳이다. 육상에 이어 해양 분야까지 ‘종자 금고’를 확보하면서 한국이 글로벌 생물자원 보존의 거점으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2027년 ‘심해 해양 바이오뱅크’를 국내에 설치하기로 유엔 산하 기구인 국제해저기구(ISA)와 합의했다. 해수부는 지난해 4월 아워 오션 콘퍼런스(OOC)에서 ISA와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같은 해 11월 전재수 전 해수부 장관이 레티시아 카르발류 ISA 사무총장을 면담한 자리에서도 이를 재확인했다.

    ISA는 공해(公海) 심해저 자원의 개발과 관리를 총괄하는 유엔 산하 국제기구다. 1994년 11월 설립됐으며 본부는 자메이카 수도 킹스턴에 있다. ISA는 심해저 활동과 환경 보호·보존에 관한 규칙을 제정하고 이행 여부를 감독한다. 2024년 기준 회원국은 169개국이며, 한국은 1996년 1월 유엔 해양법협약 비준과 함께 가입했다.

    ISA가 추진하는 심해 해양 바이오뱅크는 심해저 생물자원 샘플을 보존하고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기관이다. ISA는 광물 등 심해저 자원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함께 확보되는 생물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회원국들이 수집한 심해 생물자원 샘플은 약 68만개에 달하지만, 대부분 각국이 개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이 많아 장기 보존과 연구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해수부는 샘플이 국내로 반입되면 단기적으로는 부산에 있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수장고에 보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충남 서천의 국립해양생물자원관으로 이전해 관리할 계획이다. 해수부는 오는 6월 자원 유치 규모와 시점, 한국 정부의 관리·연구 권한 등을 담은 표준운영절차(SOP) 초안을 마련한 뒤 연말에 이를 확정할 예정이다. 심해 해양 바이오뱅크의 시범 운영 시점은 2027년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이미 세계에서 둘 밖에 없는 육상 분야의 ‘노아의 방주’를 보유한 국가다. 글로벌 시드 볼트는 자연재해나 핵폭발 등 전 지구적 재앙 상황에서도 식물 종자를 지켜내기 위한 시설인데, 노르웨이와 한국에만 있다. 경북 봉화군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있는 백두대간 시드 볼트는 야생 식물 종자를 중심으로 영구 보존하고 있다. 주로 농작물 종자를 보관하는 노르웨이 스발바르 글로벌 시드 볼트와 차이가 있다.

    ISA의 심해 해양 바이오뱅크가 국내에 들어서면 한국은 육상자원에 이어 해양자원 분야에서도 ‘노아의 방주’를 확보하게 된다. 국제 해양 거버넌스에서 한국의 위상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한국은 ISA 이사국이지만 주요 투자국이 속한 B그룹에 속해 있다. A그룹(주요 소비·수입국)에는 이탈리아, 러시아, 일본, 중국 등이 포함돼 있는데, 이들 국가를 제치고 해양 생물자원 보존의 핵심 시설을 유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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