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ADR 상장 공식화…실제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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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SK하이닉스가 오늘(10일) 공시를 통해 미국 증시에 자사주를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시장에서 추측만 무성했는데, SK하이닉스가 처음으로 공식화하면서 후속 조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산업부 김대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가장 궁금한 건 실제로 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에 ADR을 상장할 지 여부인데, 취재해 보니 반응이 어떤가요?
<기자>
일단 증권가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흥국증권은 "SK하이닉스가 추진할 수 있는 주주환원 정책 중 효과가 크고, 가장 유리한 방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AI 메모리 산업 특성상 설비투자(CAPEX)가 부담이 크기 때문인데요.
정기적으로 현금 유출이 발생하는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이 주주가치 제고에 더 긍정적이라는 설명입니다.
현재 SK하이닉스 자사주는 2.4%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날 종가 기준 약 9조 9천억 원 규모인데요.
10조 원은 미국에서 중형주에 해당합니다. 그만큼 SK하이닉스가 추가로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이란 의견도 나옵니다.
특히 현재 정부·여당이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죠.
신규 취득한 자사주를 1년 안에 소각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고요. 이미 보유한 자사주도 최대 1년 6개월 이내에 처분해야 합니다.
다만 자사주를 이용한 미국 주식예탁증서(ADR)이 정책 우회 수단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도 여러 시나리오를 놓고 고심 중인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는 증권가와는 달리 산업계에서는 다소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앵커>
사안에 따라 다소 논란의 소지가 불거질 수 있는데, SK하이닉스가 자사주를 미국 증시에 상장하려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부담을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미국 시장의 접근성도 높일 수 있죠.
ADR은 해외 기업 주식을 미국 증시에서 달러로 사고팔 수 있게 만든 대체 증서입니다.
미국 증시에서 주식과 동일한 효력으로 거래되는데요. ADR 발행은 사실상 미국 직상장 방식으로 통합니다.
SK하이닉스가 ADR을 발행할 경우 어떻게 거래되는지, 구조를 살펴보면요.
국내에 있는 SK하이닉스 주식을 미국 은행이 보관하고, 그 주식을 대표하는 예탁증서를 발행해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방식입니다.
결국 주식 수는 거의 그대로 유지한 채 거래 시장만 한국에서 미국으로 넓어지는 셈입니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돈을 더 찍어낼 필요 없이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다시 평가받을 기회가 됩니다.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SK하이닉스도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밸류업 방안 중 하나로 ADR을 논의하는 것은 맞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아직 초기 스터디 수준"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거래될 경우 어떤 효과가 있습니까?
<기자>
미국 마이크론의 밸류에이션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 1위 기업입니다.
하지만 밸류에이션 지표는 시장의 평가와 괴리가 있는데요.
마이크론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5.11배인 반면, SK하이닉스는 3.98배에 머물러 있습니다.
최근 10년으로 범위를 넓혀봐도 SK하이닉스의 PBR이 마이크론에 비해 0.5~1.2배포인트(p)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K하이닉스가 국내 증시에서만 거래되다 보니 미국에서만 투자하는 롱온리펀드나 패시브 펀드 자금 유입에 한계가 있었는데요.
ADR을 상장하면, SK하이닉스가 전 세계 반도체 투자 자금의 벤치마크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에 편입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TSMC나 ASML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도 이미 ADR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는데요.
메리츠증권은 "적극적 투자자들의 롱숏 전략뿐 아니라 나스닥과 SOX 지수 추종 펀드들의 수급 유입 속 주가 상승이 가파를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또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에 38억 7천만 달러, 우리 돈 5조 7천억 원을 투입해 첨단 패키징 공장을 짓고 있죠.
앞으로 HBM4 등 초미세 공정 투자를 위한 막대한 자금 조달 창구로 미국 증시 상장이 유리하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김대연 기자였습니다.
김대연기자 bigkit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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