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환테크’ 열풍…달러보험 올해 두 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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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원·달러 환율이 1,450원 선 위에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승 흐름을 기회로 삼으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분주합니다.
보험금을 달러로 받는 달러 보험의 올해 판매액이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경제부 김예원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달러 보험에 대한 인기가 상당한 것 같습니다. 일단 개념 먼저 짚어주시죠.
<기자>
네, 달러 보험은 말 그대로 보험료 납입과 수령이 모두 달러로 이루어지는 상품입니다.
원화로 낸 보험료는 자동으로 달러로 환전돼 적립되고, 이율에 따라 적립금이 늘어나는 구조인데요.
1,400원 이상의 고환율 국면이 오랜 기간 이어지자 환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달러 보험은 주로 시중은행 창구를 통해 판매되고 있는데요.
올해 11월까지 5대 은행의 달러보험 누적 판매액이 1조 5,50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이미 지난해 판매액을 훌쩍 뛰어넘었고요. 보시는 것처럼 증가 속도도 가파릅니다.
올해는 달마다 평균 약 1,400억 원씩 팔린 셈인데요. 이 추세라면 연간 판매액 1조 7천억 원을 넘어,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앵커>
보험은 장기 상품이지 않습니까? 환율이 오르면 좋겠지만, 내려가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겠네요?
<기자>
네, 맞습니다. 달러 보험은 납입할 때와 받을 때의 환율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품입니다.
지금처럼 고환율 시기에 가입하면, 보험료가 더 비싸지는 것 아니냐 싶으실 텐데요. 맞습니다.
예를 들어, 매월 500달러를 납입하는 상품을 기준으로 보면요.
환율이 1달러당 1,100원일 때는 55만 원, 현재처럼 1,470원이면 73만 5천 원을 내야 합니다.
환율이 오르면 보험료 부담도 커지고, 반대로 환율이 내려가면 보험료 부담은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물론 보험금을 받을 때 환율이 납입 시점보다 더 높아진다면, 그만큼 원화 기준 수령액이 늘어난다는 점은 장점입니다.
다만, 달러 보험은 보통 5년에서 10년 이상 유지하는 장기 상품이라, 단기 환테크에는 부적합한 상품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가입 이후 환율이 하락하더라도 중도 해지 외에는 마땅한 대응 수단이 없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특히 지금처럼 환율이 높은 상황에서 가입했다가 수령 시점에 환율이 내려간다면 기초자산 수익만큼의 이익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은 신중히 따져봐야 할 부분입니다.
<앵커>
환율의 단기 상승 흐름만 보고 가입하는 건 유의하라는 조언입니다. 환율 변동성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방안은 없을까요?
<기자>
네, 일부 생보사들은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신한라이프가 '지정환율설정 연금지급특약'을 만들어 6개월 배타적 사용권, 쉽게 말해 특허를 얻기도 했는데요.
연금 수령 전에 고객이 기준이 되는 환율을 설정하고, 연금 지급일의 환율에 따라 원화 수령이나 달러 거치를 자동으로 선택하도록 한 방식입니다.
지급일 환율이 지정환율 이상이면 환전해 원화로 받고, 그보다 낮으면 달러로 거치했다가 이후 환율이 도달했을 때 이자와 함께 수령하는 건데요.
특히 지정환율을 연금 수령 하루 전까지 변경할 수 있어 환율 전망에 맞춘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힙니다.
<앵커>
그렇다면 조금 더 단기적으로 환차익을 노릴 수 있는 상품은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은행에서 판매하는 달러 예·적금이 대표적입니다.
원화를 달러로 바꿔 은행에 예치한 뒤, 만기 시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을 얻는 구조인데요.
5대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11월 말 기준 약 622억 달러로, 한 달 사이 53억 달러 넘게 불어났습니다.
통상 지금 같은 환율 상승기에는 차익 실현으로 잔액이 줄어드는데, 최근에는 오히려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달러를 보유하는 분위기입니다.
달러 예금은 보험과 달리 짧게는 한 달, 3개월, 6개월, 1년 등 짧은 만기로도 가입할 수 있어 단기 환테크에 유리한 상품으로도 꼽히는데요.
예금금리도 미국 기준금리를 따르기 때문에 원화 예금보다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상황입니다.
실제 KB국민은행의 대표적인 1년 만기 예금 금리는 원화 2.85%, 달러는 3.26%입니다.
다만, 환전 수수료와 만기 시 환율 변동에 따른 수익 차이는 반드시 함께 고려하셔야 합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경제부 김예원 기자였습니다.
영상취재: 김성오, 영상편집: 노수경, CG: 김찬주
김예원기자 yen88@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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