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을 휘어잡은 패션 디자이너, '매출 1000억원' SPA 만든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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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석 포이닉스 대표
중졸에서 동대문, 뉴욕, 2019년 '피벗'
SPA브랜드 '제너럴아이디어' 론칭
"유니클로가 스시라면 우리는 '변형 스시'"
"디자이너 답게 디테일에서 '한 끗' 보여준다"
내년 매출 1000억원 넘어설 듯
'고양이' 패션 업계에 '개냥이' 문화 도입
라이브커머스에서 선풍적 인기
"첫 디자이너 브랜드 IPO 성공 사례 될 것"
중졸에서 동대문, 뉴욕, 2019년 '피벗'
SPA브랜드 '제너럴아이디어' 론칭
"유니클로가 스시라면 우리는 '변형 스시'"
"디자이너 답게 디테일에서 '한 끗' 보여준다"
내년 매출 1000억원 넘어설 듯
'고양이' 패션 업계에 '개냥이' 문화 도입
라이브커머스에서 선풍적 인기
"첫 디자이너 브랜드 IPO 성공 사례 될 것"
25일 서울 청담동 본사에서 만난 최범석 포이닉스 대표(47)에게서 화려한 조명 아래 런웨이를 휘어잡던 ‘아티스트’의 예민함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신 그에겐 원단의 품질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지, 글로벌 진출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 포이닉스의 ‘개냥이’ 문화를 어떻게 이끌 것인지를 고민하는 경영자의 ‘냉철함’이 자리잡고 있었다.
최 대표는 한국 패션계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고등학교를 입학 일주일 만에 자퇴. 스무 살에 동대문에 의류상으로 입성. 한국 디자이너 최초로 뉴욕 컬렉션에 진출.
그런 그는 2018년 돌연 ‘피벗(사업 전환)’을 선언하고 귀국했다. 이듬해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제너럴아이디어’를 론칭했다. 소수의 마니아를 위한 비싼 옷 대신,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드는 기업가로 변신한 것이다. 창업 6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유니클로가 ‘스시’라면 우리는 ‘변형 스시’”
‘매출의 70%가 일본 내수 시장에서 나온다. 자국민이 탄탄하게 받쳐주니 해외 활동이 가능한 것이다.’ 피벗의 계기는 일본의 거장 ‘요지 야마모토’의 조언 때문이었다. 최 대표는 “뉴욕에서 17번째 쇼를 준비할 무렵, 요지 야마모토가 여전히 파리에서 건재할 수 있는 이유를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회고했다.그는 “당시 나는 해외로만 나돌았는데 ‘기본(내수) 없이 겉멋만 들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그 길로 한국으로 돌아와 SPA에 디자이너 감성을 입힌 제너럴아이디어를 세상에 내놨다.
제너럴아이디어는 유니클로가 채워주지 못하는 ‘디자인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사실 스시는 회보다도 쌀이 중요하다고 하죠. 유니클로가 최상급 쌀(원단)로 만든 정통 스시라면, 제너럴아이디어는 그 위에 맛있는 소스와 토핑을 얹은 ‘변형 스시’입니다. 대량 생산을 하는 유니클로가 품질은 훌륭하지만 디자인이 다소 심심하다면, 우리는 디자이너 출신답게 핏과 디테일에서 ‘한 끗’을 보여주는 거죠.”
누적 100만 장 가까이 팔린 가디건이 그 증거다. 단순한 기본 아이템 같지만, 허리 밴드(시보리) 위치를 일반 제품보다 높게 잡고 단추 위치를 조절해 입었을 때 다리가 길어 보이게 만들었다. 2030 여성들은 이 작은 ‘한 끗’에 열광했다. 론칭 초기 남성복 위주였던 브랜드는 현재 여성복 매출 비중이 95%에 달한다.
매출도 매년 60~80%의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2021년 110억원에서 지난해 600억원, 올해는 900억원을 넘보고 있다.
‘고양이’ 패션계에 ‘개냥이’ 문화를 심다
경영자로 변신하며 가장 공을 들인 것은 조직문화다. 최 대표는 “디자이너 시절의 카리스마를 기대하고 입사한 후배들이 퇴사할 정도로 나 자신이 바뀌었다”고 했다. 최 대표는 패션업계를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고양이’들의 집단”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 문화를 깨기 위해 권위를 내려놨다. 직원들이 흔히 입는 SPA의 디자인을 구상하려면, 그들에게 녹아들여야한다는 지론 때문이다.이런 수평적 문화는 독특한 마케팅 성과로 이어졌다. 직원들이 직접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 출연해 쇼호스트 역할을 자처한다. 포이닉스엔 ‘곱창 디자이너’가 있다. 최 대표는 “타 브랜드의 라이브 방송 시청 지속 시간이 평균 2~3분인 데 반해, 우리는 40분에 육박한다”며 “‘디자이너가 곱창을 먹다가 영감을 받아 만든 옷’ 같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니 방송이 예능처럼 소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의 최종 목표는 기업공개(IPO)다. 이르면 내년, 늦어도 내후년 상장을 목표로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국내에 디자이너 브랜드로 시작해 상장까지 간 사례가 아직 없습니다. 제가 그 길을 뚫고 싶습니다. 제너럴아이디어가 상장에 성공한다면, 동대문과 의정부에서 옷을 만드는 수많은 후배 디자이너에게 ‘우리도 기업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가 되지 않겠습니까.”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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