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배우보다 10배는 더 받는데…마동석·이영애도 '굴욕' [김소연의 엔터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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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출연료 3억 상한? 먹히겠나"
지난 26일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은수 좋은 날' 마지막 회 시청률은 4.9%(닐슨코리아, 전국 일일 기준)였다. 직전 방송 3.7%보다 1.2% 포인트 올랐지만, 자체 최고 시청률 5.1%를 넘지 못했다. 이영애가 1999년 '초대' 이후 26년 만에 KBS 드라마 출연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지만, 흥행 성적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다.
'은수 좋은 날'에 앞서 방송된 마동석 주연의 '트웰브' 역시 첫 방송 시청률이 최고 시청률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한자릿수 성적표를 갖고 퇴장했다. 12지신을 내세운 판타지 액션 드라마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조악한 CG와 설득력이 떨어지는 내용 전개에 시청자들이 외면한 것.
해당 드라마의 제작비가 약 220억원~230억원으로 알려진 가운데 마동석과 박형식의 출연료로만 72억이 쓰였다는 주장까지 제기하면서 논란이 됐다. 통상 드라마 제작 시 주연배우의 개런티는 제작비의 10~15%가 적당하다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트웰브'는 이를 훌쩍 넘긴 34%로 당연히 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논란이 커지자 박형식은 이례적으로 노출된 출연료는 사실과 다르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당시 마동석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막대한 제작비, 화려한 출연진…성적표는 '글쎄'
11월에만 배우 이정재, 임지연 주연의 tvN 월화드라마 '얄미운 사랑', 김희선이 이끄는 TV조선 월화드라마 '다음 생은 없으니까', 장기용, 안은진의 SBS 수목드라마 '키스는 괜히 해서', 지창욱, 도경수 주연의 디즈니플러스 '조각도시', 김유정의 티빙 '친애하는X' 등의 공개가 예정돼 있다. 쟁쟁한 스타들을 내세운 만큼 이들의 흥행 성적에도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배우들의 출연료는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제작되는 작품들이 늘어나고, 글로벌 OTT 플랫폼의 자본까지 가세하면서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보릿고개'로 불릴 만큼 제작 편수가 감소했음에도 출연료에는 큰 변화가 없고, 흥행까지 담보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렇지만 "배우들에게 몸값은 자존심"이라고 불리는 만큼, "한번 오르면 내리는 게 쉽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해당 작품에 대해 한 관계자는 "유명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많은 제작비를 투입한다고 해서 흥행하지 않는다는 게 이미 입증이 돼 플랫폼들의 고민도 커진 것으로 안다"며 "넷플릭스가 출연료 동결했다는 말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출연료, 3억대 수준 제한…"제작사 부담만 커질 듯"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흥행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지만, 드라마 제작비 급등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드라마 제작비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회당 평균 3억~4억원 수준이었지만, 넷플릭스 진출 이후 20억원대가 흔해졌고, 제작비 상승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배우 출연료였다.
이정재의 경우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 역대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며 시즌2 제작이 확정됐을 당시, 회당 100만달러(약 13억원) 수준의 출연료를 받게 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올 정도였다. 이정재는 '오징어게임' 시즌2 공개 당시 인터뷰에서 해당 금액에 대해 인정하진 않았지만, "많이 받은 건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관계가 가장 중요한데, 서로가 가장 좋은 조건으로 하자고 얘기했고, 그 부분을 충분히 조절해줘 서로가 만족하는 계약이 됐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해외에서도 한국 배우들의 높은 출연료가 알려졌을 정도다. 일본 배우 야마다 타카유키는 지난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넷플릭스 10주년 크리에이터스 스포트라이트' 행사에 참석해 "일본 배우들도 조금은 출연료를 올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본 TV 드라마 제작비 현황에 따르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의 경우 주인공은 회장 1000만엔(한화 약 9400만원) 정도다. 이는 한국 탑 배우와 비교하면 적게는 3~4배, 많게는 10배까지 차이가 나는 금액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넷플릭스는 이런 출연료 상한선에 대해 "작품마다 '야망의 크기'에 걸맞은 예산을 산출하고 있으며, 장르와 포맷에 따라 예산은 상이하다"며 "책임감 있는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결정에도 "출연료 조정 효과는 미비하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이미 넷플릭스 상한선 출연료를 넘어서는 금액을 제작사가 부담하겠다는 제안이 나오는 것으로 안다"며 "스타가 캐스팅돼야 편성이 확정되는 상황에서 제작사들의 출혈 경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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