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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지역은행 부실 공포' 일단 진정…월가는 아직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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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락했던 美 은행주 반등

    무디스·UBS "시스템 리스크 아냐"
    웨스턴얼라이언스, 실적전망 유지

    사모신용, 여전히 잠재적 뇌관
    '제2의 SVB 사태' 우려 남아
    미국 지역은행을 둘러싼 대출 부실 공포가 일단 진정됐다. ‘제2의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관련 은행 주가가 급락한 지 하루 만에 “시스템 리스크는 아니다”는 분석에 힘입어 반등세를 보이면서다. 하지만 이번에 부실이 드러난 사모 신용 시장과 상업용 부동산 등의 문제가 언제든 다시 시장을 뒤흔들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하다.
    美 '지역은행 부실 공포' 일단 진정…월가는 아직 경계

    ◇부실 대출에도 은행주 반등

    월가 투자은행인 제프리스와 지역은행인 자이언스뱅코프, 웨스턴얼라이언스 등 최근 신용 부실 우려로 급락한 은행주가 지난 17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일제히 상승했다. 제프리스와 자이언스뱅코프는 이날 6% 가까이 올랐고 웨스턴얼라이언스는 3% 넘게 뛰었다.

    이들 은행주가 반등한 건 일부 애널리스트가 이번 사태를 두고 금융 전반적인 위기로 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면서다.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지역은행 사이에서 시스템적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는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며 “신용 품질은 대체로 양호하지만 일부 약한 부분은 있다”고 밝혔다. UBS 전략팀도 “미국 증시와 금융시장은 탄탄한 거시 배경 위에 있으며, 현재 신용 리스크 공포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RBC캐피털마켓은 전날 자이언스와 웨스턴얼라이언스 주가 급락에 대해 “매도세가 과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은행은 2023년 이후 재무 상태가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오펜하이머는 제프리스 투자 의견을 ‘시장수익률’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높였다.

    이날 은행주 상승에는 시장 전반에 퍼진 안도감도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열 것이라고 거듭 밝히며 “(중국에 부과하기로 한) 100% 관세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한 게 영향을 줬다. 로스 메이필드 베어드 투자전략가는 “오늘(17일) 오후 긍정적인 분위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한 발언과 상당한 관련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위협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고 행정부가 ‘해방의 날’과 같은 매도세를 또 겪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기본 입장을 정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웨스턴얼라이언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존 실적 가이던스를 유지하겠다는 내용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점도 투자자를 안심시켰다.

    ◇불안 요소도 여전

    다만 이들 은행의 신용 부실 문제에서 근본 원인이 해결되지 않은 탓에 언제든 비슷한 사태가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마이크 마요 웰스파고 수석은행애널리스트는 지역은행의 부실·사기 의혹이 확산하자 은행 내부의 리스크 관리와 신용 심사가 약화하고 있다며 경고했다. 또 “지금의 부실은 신용 팽창기 때 쌓인 느슨한 대출 문화가 낳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시중에 유동성을 대거 풀었을 뿐 아니라 초저금리 정책으로 은행의 대출을 포함한 각종 여신 심사가 느슨하게 이뤄진 점을 짚은 것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회장이 최근 “신용 사이클이 너무 오랫동안 완화 국면에 있었고, 이제 약한 고리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이먼 회장은 최근 자동차 부품사 퍼스트브랜즈 파산 등을 거론하며 “바퀴벌레 한 마리가 보인다면 아마 더 많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부실 기업이 한두 군데가 아니고 그 여파로 영향을 받는 은행이 더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사모 신용 시장 규제가 느슨한 점도 언제든지 금융위기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모 신용을 운영하는 비은행 금융사는 은행과 달리 불특정 다수의 예금을 받지 않고, 연기금과 국부펀드 등 소수 전문투자자에게서만 자금을 모은다. 모든 대출이 비공개 사모 계약으로 이뤄져 감독당국조차 전체 부실 규모나 위험이 어디에 집중돼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피터 코리 페이브파이낸스 수석애널리스트는 “비은행 사모 신용이 지나치게 불투명하다”며 “문제가 명백하지 않아도 시장이 반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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