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의 나라, 물의 도시… '유럽의 중심' 스위스 취리히에 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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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철도 시스템은 촘촘하고 또 체계적이기로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럽다. 유럽의 기차는 연착으로 악명 높지만, 스위스에서만큼은 예외다. 산악 지대와 작은 소도시까지 철길이 놓여 있어 스위스인들의 ‘발’ 역할을 톡톡히 한다. 빙하 특급, 베르니나 특급, 골든 패스, 융프라우 철도 등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관광철도 노선도 다채롭다. 스위스에서는 기차는 이동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여행인 이유다.
그러니 취리히 도심 한가운데에서 느낀 기분 좋은 당황스러움이란. 스위스는 ‘유럽의 교차로’라는 별명이 있다. 이는 유럽 한가운데라는 지리적 요건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세계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촘촘하고 체계적인 기차 시스템 덕분이다. 스위스는 국토의 2/3 이상이 산악 지대지만, 기차가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이를 가능케 한 이가 바로 알프레드 에셔다. 스위스의 정치가이자 기업가인 그는 1872년 ‘고트하르트 철도’를 건설하기에 나선다. 이는 알프스를 횡단하는 15km의 노선으로, 북유럽과 남유럽을 직접 잇는다는 점에서 교통혁명과도 같았다. 덕분에 스위스는 단숨에 유럽의 핵심 거점으로 떠올랐다. 공사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인 스위스 크레디트를 설립하기도 했으니, 스위스의 근대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지금 그는 취리히 중앙역 앞 한가운데에서 동상으로 모든 여행객을 맞이하고 있다.
미국의 컨설팅 업체 ‘머서’는 매년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랭킹을 발표한다. 정치·경제적 안정성, 위생, 환경, 치안, 문화 등의 기준을 평가해 점수를 매긴다. 취리히는 근 10년간 안정적으로 최상위권을 기록해오다, 지난해 마침내 1위를 기록했다. 머서는 금융의 중심지로 임금 수준이 높아 생활 안정성이 높고, 깨끗한 자연환경과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을 갖췄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정말 이 도시에 사는 시민도 높은 삶의 질을 체감할까?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취리히 공인 가이드 마이클 프롬은 실제로 “세계 어느 도시보다 취리히에서의 삶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뜻밖의 이유를 덧붙였다. 바로 ‘깨끗한 물’.
물론 물에 뛰어들기도 한다. 아무 곳에서나 수영할 수는 없고, 구역마다 공공수영장을 만들어 두었다. 이를 ‘바디스(Badis)’라고 한다. 가볍게 간식을 먹을 수 있는 곳, 밤에는 칵테일 바로 변신하는 곳 등 다양한 바디스가 있다. 바디스에 따라 성별을 구별해둔 곳도 있는데, 남성 전용 바디스는 해가 지면 여성도 입장할 수 있는 클럽이 된다.
김은아 한경매거진 기자 una.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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