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1년새 100억서 5000억으로"…고려아연 '희소금속 대박'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작년 영업익의 70% 달해

    中 수출 통제로 2~3배 급등
    안티모니·인듐 등 회수율도 상승

    영업익 급증에 핵심 사업 육성
    게르마늄 신공장에 1400억 투자
    고려아연이 아연정광을 제련할 때 부산물로 나오는 안티모니, 인듐 등 희소금속으로 올해 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연·연(납) 제련 등 주업이 아니라 부업에서 지난해 영업이익(7235억원)의 70%가량을 거둔다는 얘기다. 중국이 희소금속 수출을 통제해 가격이 급등한 데다 고려아연의 추출 기술이 개선돼 생산성이 높아진 덕이다.
    "1년새 100억서 5000억으로"…고려아연 '희소금속 대박'

    ◇ ‘부업’에서 ‘주업’으로

    12일 비철금속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올해 안티모니, 인듐, 비스무트 등 희소금속 부문 영업이익이 5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아연정광 제련 과정에서 금, 은, 구리, 납, 안티모니, 비스무트, 인듐 등 다양한 금속을 추출한다. 그동안 주 생산품은 금, 은, 구리였지만 올 들어 몸값이 뛴 희소금속 생산 비중을 대폭 높였다. 꾸준히 투자한 결과 아연정광 속 희소금속 추출 비율을 뜻하는 ‘회수율’도 상승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안티모니 회수율은 과거 60%대에 그쳤지만 최근엔 85%로 상승했다”며 “90%대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회수율 상승과 가격 급등이 맞물리며 희소금속은 고려아연의 효자가 됐다. 탄약과 미사일, 포탄 제조, 난연재 등 ‘산업의 조미료’로 쓰이는 안티모니가 대표적이다. 주로 군사용으로 쓰이는 안티모니에 중국이 수출 금지 조치를 내리자 작년 1월 19일 t당 1만3300달러이던 안티모니 가격이 지난 8일 t당 5만1250달러로 285% 올랐다.

    스텔스 전투기 등에 전자파 흡수 용도로 쓰이는 인듐도 상황이 비슷하다. 인듐은 8일 ㎏당 367.5달러로 작년 1월 3일(㎏당 260달러)과 비교해 41.3% 올랐다. 인듐은 군사용뿐 아니라 반도체 기판, 태양광 패널, 디스플레이 패널 등에도 들어간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비스무트 역시 8일 ㎏당 38.58달러로 올 1월 3일 13.23달러에서 3배가량 올랐다. 비스무트는 반도체와 방탄유리, 탄약 제조 등에 두루 쓰인다. 고려아연 측은 지난 8월 IR컨퍼런스콜에서 "희소금속 가격들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4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총이익이 예상된다"고 밝힌바 있다.

    ◇ 수요 공급 불일치로 가격 폭등

    희소금속 가격이 오르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났지만 중국의 수출 통제로 공급이 확 줄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그동안 분쟁이 생길 때마다 희소금속 수출 통제를 압박 카드로 사용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의 관세를 끌어올리자 2023년 8월 디스플레이 및 태양광 재료인 갈륨과 열감지기 등에 쓰이는 게르마늄 수출을 통제했다. 작년 9월부터는 안티모니 수출을 막았고, 올초 텅스텐과 비스무트, 인듐 등의 수출 통제 조치도 추가 발동했다.

    고려아연은 희소금속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핵심 사업으로 키우기로 했다. 1400억원을 투자해 게르마늄 신공장 건설에 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게르마늄은 적외선 감지기와 열화상 카메라, 야간투시경 등 방위산업 핵심 소재로 쓰인다. 2028년부터 연 10t 규모 고순도 게르마늄을 생산해 이 중 상당량을 세계 1위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에 공급할 예정이다. 미국의 지난해 연간 게르마늄 수입량 추정치는 33t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공장 완공 후 2년 안에 게르마늄 신공장 투자액을 회수할 정도로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라며 “부업이던 희소금속 부문을 본업 수준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희소금속

    생산량이 적고 생산지가 한정된 금속을 말한다. 미사일과 탄약 등의 필수 소재인 안티모니와 2차전지 원료인 리튬, 희토류, 몰리브덴, 텅스텐 등의 금속이 포함된다.

    김우섭/안시욱 기자 duter@hankyung.com
    김우섭 기자
    바이오 기업들을 담당합니다

    ADVERTISEMENT

    1. 1

      고려아연, 中이 독점한 갈륨 공장 짓는다

      고려아연이 울산 온산제련소에 희소금속 중 하나인 갈륨 생산공장을 세운다. 2023년 8월 중국이 ‘대미 수출 통제 1호 품목’으로 지정한 뒤 가격이 4배 가까이 치솟자 아연 제련 과정에서 부산물...

    2. 2

      [포토] ‘비철금속 거목’의 마지막 출근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10일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에서 엄수됐다. 고려아연을 세계 1위 비철금속 회사로 키운 고인은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지난 6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이 ...

    3. 3

      고려아연 세계 1위 만들고…'비철금속 거목' 최창걸 별세

      고려아연을 비철금속 세계 1위로 키운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지난 6일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4세.고인은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제련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비철금속 업계의 거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