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판 바꾼 AI…생존 위해 먼저 움직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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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리 HSAD 대표 인터뷰
국내 첫 'AI마케팅 플랫폼' 출시
소비자 분석·전략 수립·제작 등
전 과정 소프트웨어화해 제공
'잘 팔리는 광고'가 더 중요해져
AI는 비즈니스 전환의 핵심축
광고업계서 일어나는 AI 혁신
다른 산업도 곧 맞닥뜨릴 현실
국내 첫 'AI마케팅 플랫폼' 출시
소비자 분석·전략 수립·제작 등
전 과정 소프트웨어화해 제공
'잘 팔리는 광고'가 더 중요해져
AI는 비즈니스 전환의 핵심축
광고업계서 일어나는 AI 혁신
다른 산업도 곧 맞닥뜨릴 현실
박애리 HSAD 대표는 지난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광고 제작 방식만으로는 더 이상 고객사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HSAD는 LG그룹의 광고대행사다. 박 대표가 2022년 말 취임한 이후 회사의 정체성은 단순한 광고 집행사가 아니라 ‘마케팅 크리에이티브 컴퍼니’로 재정의됐다. 그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광고는 고객사의 매출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가 HSAD의 조직과 전략을 성과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고, AI 활용성을 높이는 데 매진한 것은 ‘잘 만든 광고보다 잘 팔리게 하는 광고가 중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지난달 내놓은 AI 기반 마케팅 플랫폼 ‘브랜드 맞춤형 에이전트’는 이 같은 노력의 산물이다.
국내 광고업계에서 처음 시도된 이 AI 플랫폼은 소비자와 대화하며 의도를 실시간 파악하는 ‘인텐트릭스’, 시장 상황과 브랜드 포지셔닝을 분석해 마케팅 전략을 제시하는 ‘마켓 인텔리전스 26’, AI를 통해 노출 확률이 높은 광고 이미지와 카피를 제작해주는 ‘AIEO 스튜디오’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광고 대행사가 인력 중심으로 수행해 온 조사, 분석, 전략, 제작 전 과정을 소프트웨어화해 고객사에 통째로 넘겨주는 셈이다.
HSAD는 AI 에이전트로 예산 제약으로 기존 광고대행사와 협업하지 못했던 잠재 고객이나 빅테크의 자동화 솔루션에 만족하지 못했던 기업을 공략할 계획이다. 기존 고객사와는 에이전트를 함께 활용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짰다.
이 같은 전략은 단순한 혁신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절박함에서 비롯됐다. 이미 구글과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가 광고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광고주로서는 빅테크 플랫폼만으로도 시장 조사, 데이터 분석, 전략 수립, 광고 제작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박 대표는 AI가 대중화되는 시대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욱 빠르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모든 브랜드가 AI를 쓰게 되면 상향 평준화가 보편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경험과 데이터를 결합해 상향 차별화된 답을 내놔야 한다”며 “브랜드 입장에서 이기는 AX(인공지능 전환) 솔루션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했다.
조직 내부의 저항도 일부 있었다. 초기에는 일부 구성원 사이에서 “AI가 과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하지만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며 효율성과 새로운 가능성을 체감한 뒤 지금은 거의 모든 직원이 AI 도구를 일상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박 대표는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와 비슷하다.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지금은 없으면 일을 못 하는 단계가 됐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광고업이 AI 시대의 시험장이자 미래 산업의 ‘거울’이라고 말한다. 그는 “기술이 비즈니스를 어떻게 바꾸는지 가장 빠르게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광고업계”라며 “지금 이 업계에서 벌어지는 일은 제조, 유통, 금융 등 다른 산업도 곧 맞닥뜨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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