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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토류 무기화' 강화하는 중국…韓, 위기 때 버틸 자원 확보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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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는 지금
    자원 전쟁중

    中, 자원 무기로
    세계 공급망 장악
    자원 가진 나라가
    글로벌 패권 잡아

    '자원 빈국' 한국
    수입처도 쏠려
    구조적으로 취약
    미리 확보 나서야
    희토류 개발 광산 모습./사진=한경DB
    희토류 개발 광산 모습./사진=한경DB
    인류 역사에서 자원은 언제나 총보다 무서운 무기였다. 자원을 가진 나라가 곧 세계 패권을 거머쥐었다. 19세기 영국은 풍부한 석탄을 바탕으로 산업혁명을 이끌며 ‘해가 지지 않는 제국’으로 성장했다. 20세기 들어서는 석유를 장악한 미국으로 주도권이 넘어갔다. 텍사스와 알래스카 유전을 확보한 미국은 중동과의 석유 동맹을 통해 석유 공급망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오늘날에는 희토류와 리튬·니켈 같은 핵심 광물을 무기화한 중국이 세계 공급망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희토류의 약 61%를 중국이 채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희토류 분리·정제 등 가공 분야에서는 중국의 시장 점유율이 92%에 달한다. 리튬 시장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세계 17.1% 수준으로 칠레와 호주에 이어 3위지만, 제련 분야에서는 독보적 1위다. 저렴한 생산비와 낮은 환경 규제 기준을 기반으로 세계 리튬 화합물의 약 70%를 생산하고 있다.

    역사는 공급망 충격이 얼마나 빠르게 위기를 불러오는지 보여준다. 2010년 중국이 일본과의 영토 분쟁을 빌미로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자 일부 품목의 가격이 최대 20배 폭등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는 러시아가 세계 생산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니켈 공급이 막히면서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니켈 가격이 하루 만에 250% 급등하기도 했다. 특정 국가의 자원 무기화나 지정학적 갈등은 가격 급등을 넘어 산업 전반과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파급효과를 낳는다.

    자원 빈국인 한국은 첨단산업에서 핵심이 되는 자원의 비축량이 부족하고, 수입처 역시 특정 국가에 쏠린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다. 현재 광물 수요의 9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2031년까지 희소금속 22종에 대해 100~180일분 비축을 목표로 삼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현실은 목표치에 한참 못 미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희소금속 13종의 평균 비축량은 약 57.5일분으로 목표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두 달 남짓한 기간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 산업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정은혜 서울대 에너지자원신기술연구소장은 자원 안보는 당장 이익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위기 때 버틸 수 있느냐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원 가격은 오늘과 내일이 다를 정도로 변동성이 크다”며 “미리 확보하지 않으면 가격이 폭등했을 때 손쓸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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