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비밀이었는데…' 모스크바 한복판에 북한군 러 파병 그림 걸렸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미술관에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기념하는 예술품이 전시돼 있다. /사진=로이터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북한 미술품 전시회에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기념하는 그림이 대거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술전, 위대한 인민의 나라'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회는 초입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악수하는 대형 사진이 걸려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시회에는 100점이 넘는 그림과 예술작품이 공개됐고, 북한군과 러시아군이 함께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과 교전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 등이 대표작으로 전시됐다.

러시아와 북한군이 함께 묘사된 '같은 참호 속에서'라는 제목의 작품에는 러시아와 북한 국기를 배경으로 승리의 함성을 지르는 러시아군과 북한군이 그려졌다.

로이터는 "한때 양국이 비밀에 부쳤던 북한의 파병 사실은 이제 두 나라의 공공연한 자랑거리가 됐다"면서 "이 밖에도 옛 사회주의 선전물을 연상시키는 작품들이 전시됐다"고 전했다.

웃고 있는 가족들이 '고급 주택'이라고 불리는 옛 소련식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는 그림, 미사일이 발사되는 그림, 밝은 표정의 농부들이 수확하는 그림 등이 여기에 속한다.

특히, 6·25 전쟁에서 싸우는 북한군의 전투 장면이 묘사된 그림과 미군을 악마화한 작품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러시아를 돕기 위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 자국군을 파병했다. 영국 군사정보국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약 1만4000명 가운데 60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