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결산심사 혼선 우려…당정, 조직개편 시행 연기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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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시기 내년 1월로 석달 늦어질 가능성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하면
산자위·환노위 중복감사 받게 돼
올해 지출예산 점검도 혼란 예상
통계청 승격·금융당국 개편도
법안 처리 지연에 차질 불가피
"조직개편, 野 동의 필수인데
여야 합의 번복한 대가 치러"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하면
산자위·환노위 중복감사 받게 돼
올해 지출예산 점검도 혼란 예상
통계청 승격·금융당국 개편도
법안 처리 지연에 차질 불가피
"조직개편, 野 동의 필수인데
여야 합의 번복한 대가 치러"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원내지도부가 정부조직 개편 시행 유예 등을 담은 의견을 최근 대통령실에 전달했다”며 “오는 25일 정부조직법이 본회의 통과를 앞둔 만큼 그 전에 결정이 필요하다는 데 당정대가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개혁만 좇다 놓친 ‘디테일’
당정은 지난 7일 이재명 정부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검찰청을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분리하는 안은 내년 9월, 기획재정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분리하는 안은 내년 1월 시행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부문을 환경부로 옮기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통계청의 국가데이터처 승격과 특허청의 지식재산처 승격 등은 법안 공포 후 즉시 시행하기로 했다.하지만 지난주 특검법 수정안과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여야 합의가 무산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여당이 전체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는 야당인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금융당국 개편은 야당 동의가 필수라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무위원장이 금융감독위원회 설치법 등 관련 법안을 상정하지 않을 수 있어서다. 정부조직 개편에 따른 국회 상임위 조정 역시 국회법 개정 사항으로 여야 합의를 거쳐야 한다.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은 디테일을 챙겨야 해 여야가 원만하게 합의하는 것이 좋은데 강성 당원들에게 휩쓸려 합의를 번복한 후과를 당이 톡톡히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이후 시작되는 올해 국정감사도 마찬가지다. 추석 전 검찰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주장만 부각되다 보니 국정감사와 관련해 세부적으로 챙겨야 할 부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 목표대로 정부조직을 개편하면 에너지 분야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이중으로 국정감사를 벌일 가능성도 나온다. 올해 예산에 대한 결산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는 점도 당정대가 시행 연기를 고민하는 이유다. 결산은 회계연도 단위로 이뤄지는데 연중 조직이 바뀌면 일부 예산에 대한 점검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국회 관계자는 “예를 들어 올해 1~9월은 산업통상자원부였고, 10~12월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되면 내년 여름에 올해 예산을 결산할 때 부처도, 소관 상임위도 달라진다”며 “결산 때 어떻게 썼는지 자료를 달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통계청 승격에도 일부 영향
민주당은 25일 본회의 전까지 정부조직법을 합의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야당 반대가 지속되면 금융당국 개편은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최소 6개월 이후에야 시행이 가능하다.최근 법안 정비 과정에서 금융당국뿐 아니라 통계청의 국가데이터처 격상에도 차질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청은 처로 승격되면 기재부 산하가 아니라 국무총리실 소속이 된다. 이에 따라 국가통계위원회를 기재부 장관 소속에서 국무총리로 바꿔야 한다. 그러나 통계법이 기재위 소관 법이어서 이번에 상임위 문턱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부처는 총리실 산하로 바뀌는데 기재부 영향을 받는 구조는 그대로 남는 셈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아직 시간이 있으니 최대한 여야 합의 처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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