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 7조 팔아치운 동학개미…상승장서 소외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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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개인투자자 매매 보니
코스피 6% 뛸때 나홀로 순매도
삼성전자·하이닉스 5.3조 팔아
2차전지·조선株엔 베팅 지속
"정책수혜株 지속 상승 가능성
주주환원 관련株 담아볼 만"
코스피 6% 뛸때 나홀로 순매도
삼성전자·하이닉스 5.3조 팔아
2차전지·조선株엔 베팅 지속
"정책수혜株 지속 상승 가능성
주주환원 관련株 담아볼 만"
◇개미, 지수 상승하자 대거 순매도
개인은 코스닥시장에서도 같은 기간 5839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2171억원어치를 사들인 것과 대조적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개인은 과할 정도로 주식을 팔고 있다”며 “추가 상승에 대한 의구심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은 최근 상승장을 주도한 반도체 업종을 집중적으로 팔아치우고 있다. 9월 들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순매도 규모가 각각 3조609억원, 2조2349억원에 달한다. 두 종목 주가는 해당 기간 22.12%, 8.18% 올랐다.
코스닥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테크윙(-790억원), 동진쎄미켐(-523억원), 제주반도체(-422억원)가 같은 기간 개인 순매도 2·3·5위를 기록했다. 반도체 낙수 효과가 대형주에서 소부장(소재·부품·장비)주로 흘러들어가는 국면에서 동학개미는 관련주 매도를 택한 것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반도체는 이번 상승장을 주도하고 있는 업종”이라며 “현 추세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차전지·조선주 베팅 성공할까
기술주를 판 개미들은 조선과 2차전지 업종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한화오션(3645억원)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한화엔진도 1231억원어치 순매수해 이 종목이 4위에 올랐다.더 눈에 띄는 것은 2차전지 종목이다. 개인은 이 기간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을 각각 1862억원, 1489억원어치 매집했다. 순매수 2, 3위다. 소재업체인 포스코퓨처엠(1012억원·7위), 엘앤에프(593억원·13위)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에코프로비엠(386억원)과 에코프로(352억원)가 각각 순매수 3, 4위에 올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차전지 업황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8월 양극재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5% 감소했고 향후 생산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전구체 수입 데이터도 부진하다”며 “업황 개선 신호가 부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의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국내 증시 활황세에서 정작 개인투자자만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 경우 국내 증시를 개선해 부동산 자금의 증시 이동을 유도하겠다는 정책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정책 수혜주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지주·금융 등 주주환원 관련주를 포트폴리오에 담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정부와 여당이 개인의 대규모 순매도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증권가 일각에서 제기된다. 대주주 양도소득세 요건,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정책에서 오락가락 행보로 동학개미의 신뢰도만 저하시켰다는 지적이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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