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페인트 벗기니 일반 후판…야적장엔 中 '가짜 컬러후판' 산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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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기 적발 목포신항 가보니
일반 후판에 38% 관세 물리자
'무관세' 컬러후판으로 둔갑
세관 불시 점검에 2500t 적발
탈세로 국산보다 t당 13만원 싸
우회 수입 지속…"단속 강화를"
일반 후판에 38% 관세 물리자
'무관세' 컬러후판으로 둔갑
세관 불시 점검에 2500t 적발
탈세로 국산보다 t당 13만원 싸
우회 수입 지속…"단속 강화를"
◇中 ‘짝퉁 컬러후판’ 2500t 적발
중국산 가짜 컬러후판이 국내에 쏟아져 들어온 건 한국 정부가 중국산 후판에 반덤핑 관세 38%를 부과하기 시작한 4월부터다. 정부가 국내 시장을 교란하는 중국산 저가 후판에 고율 관세를 매기자 판로가 막힌 중국 철강업체와 국내 철강 유통업체들이 손발을 맞춰 일반 후판을 컬러후판인 것처럼 속여 들여온 것이다. 컬러후판은 반덤핑관세 대상에서 제외돼 무관세로 수입된다.
정상적인 컬러후판(HS코드 7210)은 표면처리와 프라이머 도장, 색상 도장, 건조·열처리, 보호 코팅 등 여러 공정을 거친다. 건물 외장재나 대형 선박의 외판 등에 쓰이는 만큼 오랜 기간 비바람을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걸린 제품은 일반 후판(HS코드 7208)에 녹 방지 페인트만 덧칠한 수준이었다. 관세청 중앙관세분석소는 시편 도막 구조를 분석한 결과 “정식 컬러후판으로 보기 어렵다”고 25일 판정했다.
◇국산보다 저렴 ‘시장교란’
짝퉁 컬러후판이 국내에 계속 들어오는 건 가격 때문이다. 목포신항에서 적발된 짝퉁 컬러후판은 t당 80만원가량에 수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덤핑 관세를 물면 가격이 108만원으로 뛰는 만큼 국내산 후판(93만원)과 경쟁이 안 된다. 컬러후판인 것처럼 수입한 뒤 페인트칠만 벗겨내면 국산보다 훨씬 싸게 팔 수 있다는 얘기다.정부가 시장 교란을 막기 위해 대응에 나선 배경이다. 관세청은 최근 40여 명으로 ‘반덤핑 기획심사 전담반’을 구성하고 현장 단속에 들어갔다. 지난달까지 석 달간 특별 점검을 실시해 짝퉁 컬러후판 등을 들여온 19개 업체가 428억원 규모의 반덤핑관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하고 탈루 세액을 추징했다.
기획재정부는 이와 별도로 국내에서 재가공한 제품에도 반덤핑관세를 물릴 수 있도록 관세법 시행령 71조를 개정했다. 일부 업체가 반덤핑관세 부과 대상인 중국산 후판을 들여온 뒤 국내 보세구역(관세 부과가 유예되는 장소)에서 페인트를 칠해 컬러후판으로 수입 신고하는 사례가 적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단속 규모로는 짝퉁 컬러후판 유입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산과 한국산의 가격 차이를 노린 불법 행위가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어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모든 철강 제품에 샘플 채취를 의무화하는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목포=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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