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외에서 초등학생 골프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13세 이하 어린이들이 골프를 접하는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유소년 골퍼를 조기에 육성하고자 하는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지나치게 경쟁 중심의 훈련이나 비거리 향상에만 집중하게 되면, 정작 골프의 본질적인 즐거움을 놓치고 조기에 운동을 그만두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골프는 평생 즐길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정서적 안정과 인내심, 집중력은 물론, 신체 전반의 균형을 요구하는 스포츠기 때문에 성장기 아동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과도한 기술 훈련이나 시합 결과 중심의 접근을 하게 된다면, 오히려 골프에 대한 흥미를 잃고 탈진해버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13세 이하 초등학생에게는 '골프의 재미와 흥미'를 중심에 둔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1. 경쟁보다 '골프의 즐거움'을 먼저 가르쳐야 합니다
많은 부모님과 지도자들이 '언제 시합에 나가야 하는가', '또래보다 비거리가 얼마나 나와야 하는가'와 같은 고민을 자주 하십니다. 그러나 국내외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말합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이 아니라 '경험'이라고요.
미국골프협회(USGA)와 타이거 우즈 재단이 공동 조사한 '주니어 골프 참여 보고서'에 따르면, 어린 시절 골프를 재미있게 배운 아동일수록 성인이 되어서도 골프를 지속하는 확률이 높았다고 합니다. 반면, 어릴 때부터 성적과 기술 중심의 훈련만 받았던 아이들은 성인이 되기 전 골프를 그만두는 비율이 세 배 이상 높게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훈련보다 더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은 '골프를 즐기는 습관'을 만드는 일입니다. 내가 이 스포츠를 좋아하게 되는 경험이 결국 장기적인 선수 성장의 밑거름이 됩니다.
2. 비거리보다 중요한 것은 '정확성과 리듬감'입니다
많은 학부모님이 자녀의 드라이버 비거리에 큰 관심을 가지십니다. 물론 일정 수준 이상의 파워는 필요하겠지만, 비거리는 근력과 체형, 그리고 스윙 메커니즘이 완성되는 중고등학교 시기 이후에 자연스럽게 향상됩니다.
13세 이하 아동에게는 비거리보다는 스윙의 정확성, 임팩트 감각, 그리고 리듬과 템포에 대한 이해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만의 스윙 리듬을 익힌 아이는 이후 어떤 클럽을 사용하더라도 안정적인 샷을 구사할 수 있는 기초를 다질 수 있습니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0~13세 아동에게 무리하게 비거리 중심의 훈련을 시킬 경우 팔꿈치, 허리, 척추 등에 누적된 스트레스로 인해 성장판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실제로 미국, 일본, 유럽 등 골프 선진국에서는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는 미니 클럽을 사용하거나 방향성과 정확성을 중심으로 훈련하는 방식이 보편적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3. 게임 기반 훈련으로 흥미를 유도해야 합니다
훈련에서 아이들이 가장 지루해하는 순간은 반복적인 드릴 훈련과 체력 훈련일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키즈 아카데미에서는 게임 요소를 활용한 '플레이형 훈련법'을 적극 도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해진 목표물을 맞추는 ‘타겟 챌린지’, 점수 기반 미니게임, 친구들과 경쟁하는 퍼팅 대결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게임성 있는 훈련은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할 뿐 아니라, 목표 지향적인 사고방식과 협동심을 키우는 데에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영국 R&A의 발표에 따르면, 게임형 훈련을 받은 주니어 골퍼는 단순 반복 드릴만 받은 아동보다 골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두 배 이상 높았고, 다음 해에도 계속 훈련을 지속할 확률이 1.8배 높았다고 합니다.
4. 지도자와 부모님의 역할: '코칭'보다 '경청'이 먼저입니다
아이가 샷을 한 직후, “왜 그렇게 쳤어?”, “다시 제대로 해봐!”라는 식의 즉각적인 지적은 아이의 자율성과 자신감을 해칠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은 아직 감각적 피드백을 완전히 내면화하기 어려운 시기이므로, 스스로 느끼고 말로 표현해보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 스윙은 어떤 느낌이었니?”, “어떻게 하면 더 잘 맞을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을 통해 아이가 자신의 감각을 언어로 표현하게 해주세요. 이 과정은 자기 주도적인 학습 능력을 높이고, 스스로를 수정해나가는 능력을 기르는 데 매우 중요한 기초가 됩니다.
5. 다양한 운동 경험이 오히려 골프 실력을 키웁니다
미국 청소년 스포츠 교육의 중요한 흐름 중 하나는 '멀티 스포츠 경험'입니다. 실제로 타이거 우즈, 로리 맥길로이, 리디아 고 등 세계적인 골퍼들 역시 어린 시절에는 축구, 농구, 수영 등 다양한 스포츠를 병행하며 신체 능력을 길렀습니다.
다양한 스포츠 경험은 신체 감각과 근육을 고르게 자극해주기 때문에 골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특히 협응력, 균형감각, 반응 속도 등은 골프의 정밀한 동작을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따라서 초등학생 시기에는 골프만 고집하기보다는 다양한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결국, '재미 중심 골프 교육'이야말로 진짜 경쟁력을 만듭니다
13세 이하의 골프 교육은 기술을 가르치는 단계가 아니라, 스포츠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심어주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골프는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이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자발적으로 골프를 좋아하게 된 아이는 중·고등학교 시기에도 꾸준히 발전할 가능성이 높으며, 프로 선수가 되더라도 심리적으로 흔들림이 적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골프는 비거리와 경쟁을 뛰어넘어, 자신과의 싸움에서 성장하는 스포츠입니다. 아이가 골프를 통해 즐거움을 느끼고, 자율성과 책임감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지도자와 부모님께서 도와주신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키우는 길이 될 것입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젠트리 프로골프단 양지한 골프 칼럼리스트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김도형 프로
미국 PGA 골프티칭스킬 LEVEL1
호주 PGA IGI 인스트럭터 과정수료
한국골프대학 경기지도학과 전문학사
현)젠트리 프로골프단
현)팀스릭슨 레슨프로
●이차원 프로
USGTF 티칭프로
청주대학교 레저스포츠 골프전공
현)젠트리 프로골프단
현)골프존 조이마루 소속프로
현)프렌즈 아카데미 소속프로
●양지한 프로
현)즐거운골프연습장 대표(부산)
현)Euro pro golf tour member
현)PGA portugal tour member
현)USGTF 정회원
트랙맨certifiedprofessionalLV.2
R&A rule exam LV.1
투어플레잉/멘탈코치(TPC)LV.AAA
PGAs of Europe member
영국PGA 100p
●최준호 프로
중부대학교 골프지도학과
울산 골프경기위원
kpga 스릭슨투어 활동
일신스포렉스 헤드프로
전)네오골프연습장 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