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맹수 먹이로 기증하세요"…동물원 요청 '경악'

덴마크 동물원, 반려동물 기증 요청
수명 얼마 남지 않은 동물 맹수 먹이로

사진=덴마크 '올보르 동물원' 페이스북 계정 갈무리

덴마크의 한 동물원이 맹수 먹이로 반려동물을 기증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BBC 등 외신에 따르면 덴마크 올보르 동물원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맹수들을 위한 먹이로 쓸 반려동물 기증을 요청했다. 이 동물원은 기니피그나 토끼·닭 등을 사자와 같은 육식동물 먹이로 기증해 달라면서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동물들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동물원 측은 숙련된 직원들이 기증된 동물을 안락사시킨 다음 맹수들 먹이로 사용한다고 안내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하면 아무것도 낭비되지 않고 포식자의 자연스러운 행동과 영양, 웰빙을 보장할 수 있다"고 했다.

반려동물 기부로 포식자에게 먹이를 통째로 제공함해 자연의 먹이사슬을 모방하도록 유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게시물이 올라오자 일각에선 "덴마크에서 동물에 대한 무관심이 끔찍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반려동물을 먹이로 주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찬성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한 페이스북 사용자는 동물 기증 방법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요청하기도 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토끼를 기증했던 경험을 공유하면서 "매우 멋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올보르 동물원 측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직원들이 수년간 육식동물에게 작은 가축을 먹여 왔다는 점을 언급했다.

덴마크의 동물원이 죽음에 대한 무분별한 접근법으로 비난의 대상이 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2014년엔 코펜하겐 동물원이 근친교배를 막는다는 이유로 18개월짜리 어린 기린을 안락사시켜 부검 장면을 일반에 공개해 논란이 됐다. 당시 이 동물원은 사체를 사자 등에게 먹이로 던져줘 논란을 더 키웠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