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제2의 바이(BUY)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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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개정으로 시작된 코스피 랠리
산업 지도 변화가 핵심 포인트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한국도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IMF 구제금융을 벗어 난 시점은 2001년 8월이었지만 98년 ‘바이(BUY) 코리아’라는 펀드가 침체되었던 자본시장에 국민 참여를 독려한 바 있다. 당시 한국 상장기업 전체 시가총액이 137조원으로 외국기업 하나 보다도 작은 수준으로 저평가되었음을 강조한 TV 광고가 투자자들에게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었다.
2025년 7월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의 시가총액 합산은 이제 막 3000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여전히 엔비디아 4.2조달러, 마이크로소프트 3.8조달러, 애플 3.2조달러 등 미국 빅테크 한 종목의 시가총액보다 작다. 1300원을 넘어서는 환율을 생각하면 차이는 더 크다.
지난해까지 국내 주식시장은 이른바 ‘국장’이라는 줄임말로 불리며 비관론 일색이었다. 하지만 상법개정에 이은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등 연이은 주식시장 활성화 대책들이 발표되며 연초 이후 재평가가 진행되었다. 제도 변화에 대한 기대도 있었지만 긴 시간 선진국 주식시장 대비 저조했던 성과에 따른 반발 매수도 상당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제도 변화만으로 코스피 5000시대를 보장하는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2019년 12월 기준 우선주를 포함한 삼성전자의 코스피 내 비중은 24.6%였다. 2025년 6월 삼성전자의 비중은 16% 수준이다. 이제 삼성전자의 등락률을 보고 코스피지수의 등락률을 예상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의미다.
코스피지수의 업종구성은 항상 변화해왔다. 유가증권시장 비중이 5.56%에 불과한 화학업종은 ‘차화정’ 랠리로 불리는 2010년에는 12.17%를 차지했었다. 한국전력 등이 포함된 전기가스 업종은 2000년 9.84%에서 현재 1.27%까지 축소되었다.
IT(전기·전자) 업종은 2000년 21.2%에서 2020년에 36.06%까지 확대되었으며 2000년에 0.84%에 불과했던 제약업종은 2020년에 7.95%까지 성장했다. 자동차와 조선업종이 포함된 운송장비는 2000년 5.72%에서 현재 11.85%로 약 두배 성장했다. 한국 산업 지도의 변화무쌍함을 확인할 수 있다.
2024년 미국의 화장품 수입 1위는 프랑스가 아닌 한국이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을 보면 K팝이 단기적인 유행을 넘어 하나의 장르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시가총액 5위라는 사실은 이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제2의 바이코리아는 단순한 애국심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7월 8일 삼성액티브자산운용에서 실제 수출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KoAct K수출핵심기업TOP30액티브’ ETF를 상장했다. 수출기업으로 구성한 ETF임에도 기초지수에서 삼성전자 비중은 3% 미만이었다. 또 방위산업, 화장품, K푸드 등의 차세대 수출 주도 종목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제2의 바이코리아 펀드가 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증권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까지 발표된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추정치를 하회하고 있다고 한다. 단기 상승에 대한 차익실현 가능성을 염두 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산업별로 주도기업의 성장 지속성에 대한 기대는 상당하다. 자산운용사들의 국내 주식 ETF 개발이 활발하다는 점도 수급관점에서 우호적이다. 관세와 경기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자본시장과 실물경제의 원활한 선순환으로 한국도 혁신과 투자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국가가 되길 기대해 본다.
신성호 연구위원 s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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