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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데헌 열풍…K컬처 디테일이 전 세계 사로잡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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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팝 데몬 헌터스' 韓 디자이너 위현송·민홍

    냅킨위 젓가락 등 한국적 장면 연출
    생생한 고증 위해 한국 현지 답사
    '머털도사' 등 국내 애니도 참고

    "K애니 발전의 디딤돌 되길"
    "케데헌 열풍…K컬처 디테일이 전 세계 사로잡았죠"
    “이전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악마를 그려 주세요.”

    "케데헌 열풍…K컬처 디테일이 전 세계 사로잡았죠"
    위현송 청강문화산업대 교수(왼쪽)가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디자이너로 합류한 뒤 메기 강 감독에게 받은 첫 요청이었다. 그는 고민 끝에 염라대왕 이미지를 살려 작품 중 등장하는 우두머리 악마 귀마의 초기 디자인을 고안했다. 1년간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애니메이션팀에서 일한 민홍 애니메이터(오른쪽)는 작품 속 아이돌그룹 사자보이스가 소다 팝 노래에 맞춰 춤추는 장면을 연출했다. 민 애니메이터는 “몬스터엑스와 샤이니 등 국내 아이돌그룹 안무를 참고하기 위해 춤 영상을 찍어 보며 자연스러운 동작을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한 달 만에 8000만 시청 횟수를 넘기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두 사람이 협업 제안을 받은 2022년에도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업계에서 독특한 소재로 주목받았다. 민 애니메이터는 “가제이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끝까지 정식 제목으로 남아 놀랐다”며 “K팝 팬들에게 선물이 되리라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로 흥행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위 교수는 “익숙한 뮤지컬 형식의 애니메이션에 K팝을 자연스레 녹여낸 게 흥행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작품 속 K팝과 한국 문화가 현실에 맞게 표현되도록 공을 들였다. 지하철 내부를 묘사할 때 미국에 없는 임신부 전용석을 넣고 국밥집 식탁에서 젓가락을 냅킨 위에 놓는 장면을 그린 게 대표적 예다. 민 애니메이터는 “강 감독을 비롯한 해외파들이 한국을 답사해 세세한 부분이 틀리지 않고 잘 나오도록 노력했다”며 “매주 한 편씩 한국 드라마를 보며 여주인공 옷차림과 특징을 주인공 걸그룹 헌트릭스에 최대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궁궐에서 무릎 꿇은 신하들의 모습은 한국인 연출자의 손을 거쳐 양반다리 자세로 바뀌기도 했다. 민 애니메이터는 “사자보이스의 리더 진우의 표정 연기를 살리기 위해 아이돌그룹 엑소 멤버인 카이를 많이 참고했다”며 “캐릭터의 눈에서 팝콘이 쏟아지는 장면 등을 만들어 서구권에서도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국내외 애니메이션이 참고자료가 됐다. 위 교수는 “토속적인 느낌의 귀마를 묘사하기 위해 애니메이션 ‘머털도사와 108 요괴’를 참조했다”며 “제안한 디자인이 최종 귀마의 모습에 많이 반영되진 않았어도 많은 영감을 줬다”고 했다. 민 애니메이터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나 ‘라따뚜이’ 등과 같은 해외 애니메이션을 보며 다양한 연출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해외 애니메이션을 보며 꿈을 키웠다. 위 교수는 대학 시절 미국 픽사 본사를 견학한 게 애니메이션업계에 발을 들인 계기가 됐다. 14년간 ‘인사이드 아웃 2’ ‘킹오브킹스’ 등의 작품에서 캐릭터 디자이너로 경력을 쌓았다. 15년 경력의 민 애니메이터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과 소니픽처스스튜디오 등에서 일하며 ‘배드 가이즈’ ‘보스 베이비 2’ 등의 제작에 참여했다.

    국내 애니메이션업계가 한 단계 발전하는 데 디딤돌이 되는 게 두 사람의 공통된 바람이다. 위 교수는 “애니메이션전공자들이 졸업 후 일하는 환경이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 애니메이터는 “한국 애니메이션만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이 느낄 수 있게 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원종환 기자/사진=임형택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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