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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켓값 한두푼 아닌데…K팝 공연 연일 시끄러운 이유 [연계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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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영의 연계소문]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지드래곤 '지연'·블랙핑크 '시야없음석'
    데이식스는 과도한 본인 확인으로 논란
    티켓값 상승에 맞는 운영·퀄리티 요구 목소리
    "고질적인 암표 문제는 제도적 장치 필요"
    그룹 데이식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데이식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K팝 공연을 보러 간 팬들 사이에서 잇달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그룹 블랙핑크 콘서트에서 무대가 전혀 보이지 않는 '시야없음석'이 문제가 된 데 이어 데이식스 팬미팅에서는 '본인 확인' 명목으로 과도한 개인정보를 요구해 논란이 됐다.

    최근 데이식스 팬미팅 현장에서는 미성년자 관객이 학생증으로 본인 확인이 되지 않자 경찰을 동행해 신원 확인을 받았음에도 입장이 불가한 일이 발생했다. 여기에 신분증 사진과 실물이 다르다는 이유로 주소·주민등록번호는 물론 금융인증서·가족관계증명서·생활기록부 등의 제출을 요구받은 관객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알려지고 비판이 거세지자 데이식스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실 관람자와 부정한 방법으로 티켓을 불법 판매하는 자를 구별해 관객분들을 보호하고자 함이었으나, 유연한 대응과 관리 책임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아울러 과도한 본인 확인 절차로 입장이 제한됐던 관객을 대상으로 환불을 진행하기로 했다.

    데이식스에 앞서 블랙핑크의 콘서트에서는 커다란 스크린에 무대가 가려져 보이지 않는 자리를 정상 좌석으로 판매했고, 지드래곤의 콘서트에서는 무려 76분의 역대급 지연이 발생하기도 했다. K팝 공연장에서 발생하는 잇단 잡음을 두고 "팬심을 이용한 처사"라는 비판이 따른다.

    5~10분 간격으로 문제 상황을 장내 방송으로 알리고, 지연이 길어질 경우 담당자가 무대에 올라 사과하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지드래곤 콘서트에서는 팬들이 좌석에 앉은 채로 하염없이 빈 무대만 보며 40분 이상을 기다렸다. 검표 후 공연장에 입장했고, 추가적인 대책이 전혀 나오지 않은 상태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대기할 수밖에 없었다. 30분을 초과하는 지연은 공연 취소·환불로 이어질 정도로 이례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관객 대부분이 아티스트를 전적으로 지지하는 팬인 덕에 공연은 진행될 수 있었다.

    블랙핑크의 '시야없음석'은 팬심을 돌아서게 했다. 무대 전면을 가리는 스크린 때문에 공연 내내 화면만 보다가 와야 하는 자리를 10만원 넘는 정상가에 판매한 해당 콘서트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도 "과했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특히 2회차 공연에서도 개선이나 추가 대응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 공론화가 된 후에야 뒤늦게 환불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팬들을 기만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웠다.
    블랙핑크 콘서트에 설치된 스크린이 시야를 가리고 있다. /사진=X(구 트위터),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블랙핑크 콘서트에 설치된 스크린이 시야를 가리고 있다. /사진=X(구 트위터),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오프라인 공연은 엔터테인먼트사의 주요 수익원이다. 지난해 음반 판매량이 주춤하자, 각 사는 일제히 월드투어를 확대하며 공연 수익의 파이를 키웠다. 공연 회차는 물론이고, 티켓값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보고서에 따르면 티켓 1매당 평균 티켓 판매액은 2020년 8만3540원, 2021년 9만6810원, 2022년 10만4112원, 2023년 11만1775원, 2024년 12만104원으로 매년 높아졌다. 올해 1분기 역시 12만8100원으로 올랐다.

    업계에서는 공연 규모 확대에 따른 대관비 증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한 티켓값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다만 열성적인 소비 성향을 보여주는 현재의 팬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티켓값 인상에 걸맞은 매끄러운 운영과 공연 퀄리티가 필수로 보장되어야 한다.

    데이식스 사례를 두고는 근본적인 암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본인 확인은 부정 거래로 인한 암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함인데, 인파가 몰린 현장에서 손수 확인 절차를 거치는 데에는 물리적인 한계와 부작용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거 아이유도 부정 티켓 예매 사례를 팬들이 직접 신고하게 하는 암행어사 제도를 시행했다가 엄한 팬이 피해를 보아 이를 폐지했었다. 하이브는 예매 시 등록한 얼굴 정보를 이용해 손쉽게 본인 확인을 하는 '얼굴 패스'를 시행 중이지만, 이 역시 완벽하게 암표를 잡기엔 무리가 있는 상황이다.

    지난 22일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가 개최한 '대중음악 공연산업 발전을 위한 1차 세미나'에서도 암표 문제가 거론됐다. 현장에서는 암표 및 매크로 거래로 인한 시장 혼란 등 공연 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 개선과 관련한 논의가 오갔다.

    윤희진 놀유니버스 본부장은 "기술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법제화 없이는 2차 시장의 정상화가 어렵다"며 암표 및 매크로 거래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예스24 관계자 역시 "공연 전날까지 전액 환불이 가능한 현재 환불 정책이 암표상에게 악용되고 있다"며 티켓 판매 및 환불체계를 포함한 거래 전반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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