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트로이카'의 힘…첨단무기 강국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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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식 무기 강국 韓과 대조
軍-방산업체-스타트업 '원팀'
유기적 협업으로 경쟁력 강화
정밀 탐지 AI기술 등 돋보여
韓, 보안 이유로 칸막이 많아
민간 기업이 들어갈 틈 없어
軍-방산업체-스타트업 '원팀'
유기적 협업으로 경쟁력 강화
정밀 탐지 AI기술 등 돋보여
韓, 보안 이유로 칸막이 많아
민간 기업이 들어갈 틈 없어
재래식 무기 조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한국과 달리 이스라엘은 첨단 무기에 강점을 보이는 국가로 유명하다. 이란과의 전쟁에서 입증한 인공지능(AI) 기술은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라벤더’와 ‘가스펠’ 등으로 공격 대상을 자동 식별·탐지하는 국방 AI 시스템은 변화된 현대전 양상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스라엘이 첨단 무기로 무장할 수 있는 배경엔 이스라엘 특유의 방위산업 생태계가 자리 잡고 있다. 이스라엘은 AI·소프트웨어(SW)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이 군에 기술을 적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창구를 따로 두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원하는 기술을 보유한 민간 스타트업을 찾아내는 지원기관인 ‘이노펜스’가 별도로 존재한다. 이스라엘 최대 방위산업체 엘빗시스템즈가 운영하는 국방 전문 액셀러레이터다. 방산뿐 아니라 일반 기술을 개발하는 일명 ‘이중 용도’ 스타트업을 찾아내 육성하는 것이다.
이노펜스는 국방부와 국방연구개발국(MAFAT), 이스라엘방위군(IDF) 등의 고위 간부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해 스타트업을 선정한다. AI, 로봇, 드론, 사이버 보안 등 6개 분야다. 통상 4~6개월간 진행되는 시범 프로그램에 MAFAT의 지원금이 제공된다. 이 프로그램에 스타트업의 지식재산권(IP)도 인정한다. 전문인력을 투입해 민간 기술을 방산에 적합하게 바꾸도록 지원하고 군 데이터에 접근할 권한도 준다. 선정에 IDF가 참여하는 만큼 실전에서 검증할 기회도 제공받는다.
산업용 자동드론 시스템 회사인 에어로보틱스는 이노펜스를 통해 이스라엘 군사기지의 무인 경계시스템에 자동드론을 투입할 기회를 얻었다. 자동드론은 정해진 경로를 사람의 조종 없이 자동으로 비행하며 이상을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사물인터넷(IoT) 보안회사 아익스덴은 군용 IoT 센서와 무기 등 군사 데이터 위변조 및 탈취를 방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고주파(RF) 분석회사 코락션은 적군의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신호나 통신 신호의 발신지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AI 기반 마케팅 회사 옵티멀고는 ‘고객에게 연락하기 가장 좋은 시간’을 알려주는 알고리즘을 군의 모집 시스템에 적용했다.
의무복무제도로 입대한 정보기술(IT) 인재로 구성한 8200부대는 이중 용도 스타트업의 ‘인재 사관학교’ 역할을 한다. 군이 수집한 적의 신호와 위성 사진, 사이버 정보 등을 다루면서 실전 경험을 쌓는다. 가자지구 주민 전체를 테러집단에 얼마나 연계돼 있는지 수치화해 공격하는 라벤더나, 민간 건물에 비밀시설이 갖춰져 있는지 파악하려고 도입한 가스펠 등 AI 시스템이 이런 체계에서 탄생했다. 8200부대 출신은 공동 창업, 투자, 인재 추천 등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의 중심축을 맡고 있다.
장원준 전북대 방위산업융합전공 교수는 “한국은 이스라엘과 달리 ‘군사보안’이란 이유로 칸막이가 너무 많다”며 “군의 소요제기부터 기술 개발, 무기 획득까지 AI 기술력을 보유한 민간기업이 비집고 들어갈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이스라엘이 첨단 무기로 무장할 수 있는 배경엔 이스라엘 특유의 방위산업 생태계가 자리 잡고 있다. 이스라엘은 AI·소프트웨어(SW)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이 군에 기술을 적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창구를 따로 두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원하는 기술을 보유한 민간 스타트업을 찾아내는 지원기관인 ‘이노펜스’가 별도로 존재한다. 이스라엘 최대 방위산업체 엘빗시스템즈가 운영하는 국방 전문 액셀러레이터다. 방산뿐 아니라 일반 기술을 개발하는 일명 ‘이중 용도’ 스타트업을 찾아내 육성하는 것이다.
이노펜스는 국방부와 국방연구개발국(MAFAT), 이스라엘방위군(IDF) 등의 고위 간부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해 스타트업을 선정한다. AI, 로봇, 드론, 사이버 보안 등 6개 분야다. 통상 4~6개월간 진행되는 시범 프로그램에 MAFAT의 지원금이 제공된다. 이 프로그램에 스타트업의 지식재산권(IP)도 인정한다. 전문인력을 투입해 민간 기술을 방산에 적합하게 바꾸도록 지원하고 군 데이터에 접근할 권한도 준다. 선정에 IDF가 참여하는 만큼 실전에서 검증할 기회도 제공받는다.
산업용 자동드론 시스템 회사인 에어로보틱스는 이노펜스를 통해 이스라엘 군사기지의 무인 경계시스템에 자동드론을 투입할 기회를 얻었다. 자동드론은 정해진 경로를 사람의 조종 없이 자동으로 비행하며 이상을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사물인터넷(IoT) 보안회사 아익스덴은 군용 IoT 센서와 무기 등 군사 데이터 위변조 및 탈취를 방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고주파(RF) 분석회사 코락션은 적군의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신호나 통신 신호의 발신지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AI 기반 마케팅 회사 옵티멀고는 ‘고객에게 연락하기 가장 좋은 시간’을 알려주는 알고리즘을 군의 모집 시스템에 적용했다.
의무복무제도로 입대한 정보기술(IT) 인재로 구성한 8200부대는 이중 용도 스타트업의 ‘인재 사관학교’ 역할을 한다. 군이 수집한 적의 신호와 위성 사진, 사이버 정보 등을 다루면서 실전 경험을 쌓는다. 가자지구 주민 전체를 테러집단에 얼마나 연계돼 있는지 수치화해 공격하는 라벤더나, 민간 건물에 비밀시설이 갖춰져 있는지 파악하려고 도입한 가스펠 등 AI 시스템이 이런 체계에서 탄생했다. 8200부대 출신은 공동 창업, 투자, 인재 추천 등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의 중심축을 맡고 있다.
장원준 전북대 방위산업융합전공 교수는 “한국은 이스라엘과 달리 ‘군사보안’이란 이유로 칸막이가 너무 많다”며 “군의 소요제기부터 기술 개발, 무기 획득까지 AI 기술력을 보유한 민간기업이 비집고 들어갈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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