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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포 소각장 밤마다 난장판…구청장까지 나서 "쓰레기 가져가라"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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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마포구 갈등 격화
    주민들, 23일째 한밤 집회

    市 무기한 연장 통보에 반발
    구청장, 수거車 100대 막아선채
    "쓰레기봉투 뜯어보겠다" 으름장
    市 "구청장이 주민 부추겨" 비난

    주민 건강 이유로 반대해놓고…
    소각장 앞에서 40여차례 축제
    "마포구 '반대 논리' 모순" 지적
    23일 1시께 서울 상암동 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에 들어가지 못한 쓰레기 수거차량이 인천, 김포 등 매립지로 이동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는 오전 6시부터 문을 열고, 쓰레기를 일일이 대형차로 옮겨 실어야 해 시간·비용이 두 배 이상 든다고 한다. /권용훈 기자
    23일 1시께 서울 상암동 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에 들어가지 못한 쓰레기 수거차량이 인천, 김포 등 매립지로 이동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는 오전 6시부터 문을 열고, 쓰레기를 일일이 대형차로 옮겨 실어야 해 시간·비용이 두 배 이상 든다고 한다. /권용훈 기자
    23일 0시께 서울 마포구 상암동 자원회수시설(소각장) 정문. 박강수 마포구청장을 비롯한 구청 직원들과 인근 주민(주민감시요원)들이 잇따라 들어오던 쓰레기 수거차량 앞에 진을 쳤다. 이들은 쓰레기봉투를 일일이 뜯어보고 규정에 맞지 않는 음식물 또는 불연성 쓰레기는 모두 반환하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이날에만 100대가 넘는 수거차량의 절반 가까이가 수 시간 넘게 대기하거나 회차해야 했다.
    23일 0시께 서울 상암동 자원회수시설 정문 앞에 박강수 마포구청장과 주민 수백 명이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뒤편으로 쓰레기 수거 차량이 소각장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줄 서 있다.  /권용훈 기자
    23일 0시께 서울 상암동 자원회수시설 정문 앞에 박강수 마포구청장과 주민 수백 명이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뒤편으로 쓰레기 수거 차량이 소각장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줄 서 있다. /권용훈 기자

    ◇‘쓰레기 준법투쟁’ 나선 마포구

    마포구와 소각장 인근 주민들의 실력 행사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소각장 앞에서는 지난 1일부터 매일 밤 쓰레기 반입을 몸으로 막아서는 집회가 벌어진다. 집회 23일째인 이날 새벽엔 박 구청장까지 참여해 “발전기금 200억원을 돌려줄 테니 소각장을 가져가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 때문에 녹색 쓰레기 수거 차량 20여 대가 소각장 내부로 진입하지 못하고 1㎞ 넘게 긴 꼬리를 물었다.
    마포 소각장 밤마다 난장판…구청장까지 나서 "쓰레기 가져가라" [영상]
    하루 750t의 처리 능력을 갖춘 마포 소각장은 평소 570t 안팎의 생활폐기물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달부터 쓰레기봉투를 일일이 뜯어 음식물·불연성 폐기물 등 기준 위반 여부를 확인하는 전수 파봉검사를 예고한 뒤 처리량이 50% 수준으로 떨어졌다. 용산구 소속 수거차 기사 김모씨(52)는 “30분이면 끝날 일인데 몇 시간째 대기했다”며 “일부 주민은 쓰레기차를 향해 욕설을 내뱉고 손가락질까지 하는데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반입이 장시간 지연되자 일부 차량은 인천, 경기 김포 등 수도권매립지로 방향을 틀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수도권매립지는 오전 6시부터 문을 열고, 대형차로 옮겨 실어야 해 시간·비용이 두 배 이상 든다”고 했다.

    서울시와 인근 자치구는 마포구가 과도한 시위와 실력 행사로 갈등만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마포경찰서에서 파견된 형사 서너 명이 이날 집회 관리에 나섰고 마포 소각장을 함께 이용 중인 용산·중구·서대문·종로 등 자치구들은 쓰레기 반입이 여의치 않자 야간에 비상 근무를 서며 대응에 나섰다.
    지난 22일 서울 상암동 난치천인조잔디축구장에서 마포구체육회장기 축구대회가 열리고 있다. 축구장 뒷편으로 자원회수시설(소각장)이 보인다. 마포구청은 지난 3년간 이 일대에서 해맞이, 레츠락 페스티벌, 마라톤, 캠핑, 어린이 축구교실 등 40여 차례 대규모 행사를 열었다.  /강은구 기자
    지난 22일 서울 상암동 난치천인조잔디축구장에서 마포구체육회장기 축구대회가 열리고 있다. 축구장 뒷편으로 자원회수시설(소각장)이 보인다. 마포구청은 지난 3년간 이 일대에서 해맞이, 레츠락 페스티벌, 마라톤, 캠핑, 어린이 축구교실 등 40여 차례 대규모 행사를 열었다. /강은구 기자

    ◇“소각장 옆에서 축제도 개최하면서…”

    이번 사태는 서울시가 지난달 16일 마포구를 제외한 4개 자치구와 마포자원회수시설 공동이용 기간을 시설 폐쇄 시까지 연장하면서 촉발됐다. 협약은 ‘시설 사용개시일부터 20년’이던 사용 기간을 ‘시설 폐쇄 시까지’로 무기한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울시는 “다섯 차례 공문을 보내고 여러 번 대면 협의를 거쳤다”고 밝혔으나 마포구는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맞서고 있다.
    23일 0시께 서울 상암동 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정문 앞에서 박강수 마포구청장과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단체 회원 등 주민 100여 명이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권용훈 기자
    23일 0시께 서울 상암동 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정문 앞에서 박강수 마포구청장과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단체 회원 등 주민 100여 명이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권용훈 기자
    이번 갈등은 2022년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을 신규 소각장 후보지로 지정하면서 불거진 분쟁의 연장선에 있다. 마포구는 주민 건강권을 이유로 반대하며 입지 결정 취소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지만, 서울시가 항소하면서 법적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당장 내년부터 시행되는 직매립 금지법 시행에 대비해 신규 소각장 건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마포구는 감량과 재활용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마포구의 소각장 반대 논리가 모순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마포구는 당초 ‘주민 건강 피해’를 이유로 소각장 공동이용 연장에 반대했는데 정작 소각장에서 직선거리 30m 안팎인 하늘·노을·난지한강공원 일대에서 지난 3년간 해맞이 축제, 새우젓축제 등 대형 축제와 하프마라톤, 캠핑 등 40여 차례의 크고 작은 행사를 열었다. 마포구에 거주하는 노모씨(38)는 “마포구청이 일부 주민을 부추겨 갈등을 키우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수천 명이 모이는 행사를 개최하면서도 소각장 인근 배출물 위해성을 주장하는 건 모순”이라고 했다.
    23일 오전 3시께 서울 중구의 한 골목에서 인부들이 주말동안 쌓인 생활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권용훈 기자
    23일 오전 3시께 서울 중구의 한 골목에서 인부들이 주말동안 쌓인 생활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권용훈 기자
    이달 30일까지 매일 새벽 집회 신고가 돼 있어 갈등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 관계자는 “생활폐기물 처리가 중단되지 않도록 대체 반입로를 확보하겠다”고 했지만, 소각장 운영 차질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권용훈 기자
    귀 기울여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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