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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퀴드사운드 “누구나 마음 속에 품고 있는 '들썩임' 끌어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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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 전통예술 단체 '리퀴드사운드'
    다음달 25~26일 세종문화회관 공연
    '풍물패인가, 현대 무용수들인가?'

    전통예술 기반의 창작단체 '리퀴드사운드'(Liquid Sound)의 무대를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분명 사물놀이로 시작했지만, 퍼포머들은 이내 꽹과리를 바닥에 놓고 그 주위를 공중 회전하고, 상모(농악에서 쓰는 모자)에 달린 흰색 꽃 모양의 부포는 똑 떼어내 물결치듯 펄럭인다.
    리퀴드사운드의 이인보 연출과 심주영 안무가./사진=세종문화회관
    리퀴드사운드의 이인보 연출과 심주영 안무가./사진=세종문화회관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에서 만난 리퀴드사운드의 이인보 연출은 리퀴드사운드의 정체성에 대해 "공연의 모든 장면은 전통연희의 움직임과 소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라며 "전통예술의 공감각적 확장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 25~26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선보이는 리퀴드사운드의 무대 'OffOn 연희해체 프로젝트'도 풍물놀이를 현대적 몸의 언어로 풀어낼 예정이다. 공연명은 '낡은 관습에서 떨어져(Off) 새로운 예술로 붙다(On)'는 의미를 담았다. 이번 무대는 예술장르의 경계를 허문 다채로운 공연으로 채운 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Sync Next) 25' 프로젝트(7월 4일~9월 6일)의 일환이다.

    2016년 설립된 리퀴드사운드는 전통예술의 확장성을 실험하는 단체다. 풍물놀이를 클럽이나 패션쇼에서 흐를 법한 전자음악과 함께 무대에 녹여내는 식이다. 국악을 바로크 음악에 융합하기도, 전통음악과 설치미술을 한 데 엮기도 한다. 이 연출은 "리퀴드사운드는 듣는 것(사운드)과 질감적인 것(리퀴드)을 합한 단어"라고 설명했다.

    무대에선 꽹과리, 장구, 북, 징 등을 연주하는 연희자들과 무용을 전공한 무용수들이 함께 어우러진다. 장르의 경계를 뛰어넘어 연희자는 무용을 배우고, 무용수들은 악기 연주를 익힌다. 심주영 안무가는 "팀에 합류한 연희자들은 무용수처럼 몸을 어떻게 분절하는지 훈련하게 된다"며 "처음에는 손 하나 드는 것도 심적으로 부담스러워하던 연희자들이 점점 마음이 열고 새로운 스타일의 움직임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번 공연은 리퀴드사운드의 두 번째 연희해체 프로젝트다. 심 안무가는 이번 공연에서 가장 흥미롭게 느끼는 장면으로 '피로지'를 꼽았다. 그는 "농악 안에서 여성 무용가들이 한국무용을 선보이는 장면인데, 남성 무용수들까지 치마와 저고리를 입고 함께 춤을 춘다"며 "천을 들고 움직이는 단순한 동작이지만 리듬을 다르게 사용해 새로운 느낌을 줬다"고 설명했다.
    리퀴드사운드의 이인보 연출과 심주영 안무가./사진=세종문화회관
    리퀴드사운드의 이인보 연출과 심주영 안무가./사진=세종문화회관
    리퀴드사운드는 연주자들이 중심인 다른 전통예술 단체와 달리 연출과 안무가, 작곡가, 무대 디자이너 등이 주축이 된다. 이 연출은 서울대 국악과에서 대금을 전공했다. 대학생 당시 전통예술 창작공연을 준비하며 연출의 꿈을 키웠다. 이후 파리8대학에 편입해 무대예술과 연극을 공부했다. 그는 "지난해 프랑스 오리악 거리예술 축제에 리퀴드사운드가 공식 초청됐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클래식은 들어도 국악은 찾지 않는 요즘. 이들의 고민은 깊어보였다. 이 연출은 "전통연희를 즐길 기회가 줄어들면서 관객들이 더 어렵게 느끼는 것 같다"며 "관객과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과 전통과 현대의 경계에서 건강하게 작업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심 안무가도 "전통연희는 본래 사람과 가까운 예술 장르인데, 점점 그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야외 무대에 더 자주 서려고 한다"며 "누구나 마음 속에 품고 있는 들썩이는 에너지를 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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