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시간 오나…D램 가격 이례적 급등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경Aicel 데이터는 말한다
D램 수출 데이터 분석
DDR4 16Gb 가격
4주새 100% 넘게 올라
구형 단종·관세 우려에
재고 비축 늘어난 영향
D램 수출 데이터 분석
DDR4 16Gb 가격
4주새 100% 넘게 올라
구형 단종·관세 우려에
재고 비축 늘어난 영향
기존 ‘반도체 시장 장기 침체 전망’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 구형 공급 부족이 촉발
2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구형 D램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주요 제품 가격은 최근 몇 주 사이 20% 넘게 상승했다. ‘DDR4 16Gb (1G×16) 3200’ 현물 가격은 지난 20일 개당 평균 11.5달러로 지난달 23일 5.6달러에서 4주 만에 100% 넘게 올랐다. 구형 제품의 가격 강세는 신형 제품으로 옮겨붙고 있다. 신형 노트북에 들어가는 ‘DDR5(2G×8) 4800/5000’ 현물 평균 가격은 같은 기간 5.5달러에서 6.0달러로 9% 상승했다.범용 D램 가격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전방 수요 침체로 급락하다가 올 4월부터 본격 반등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3사가 DDR4 생산 중단을 결정하고, 미국발 관세 부과를 앞둔 PC와 정보기술(IT) 장비 제조사들이 재고 비축에 공격적으로 나선 영향이다. 그 덕분에 범용 D램 수출 증가율은 지난 2월에 전년 대비 15.7%까지 떨어졌다가 3월 27.8%, 4월 38.0%, 5월 36.0%, 6월 1~20일 25.5% 등 4개월 연속 20%를 훌쩍 넘겼다.
◇ “사이클에 이례적 변화”
반도체 시장 전문가들은 범용 D램 업황의 하강 사이클 한가운데서 나타난 이례적인 회복 신호에 주목하고 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제품 가격 반등은 ‘범용 D램 사이클이 급격히 무너지지 않을 것’이란 믿음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이 경우 주요 반도체업체의 내년 이후 이익 증가 기대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한국 반도체산업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숀 킴 모건스탠리 연구원도 지난 13일 “이번 사이클은 (비교적 작은) 하락 폭과 저점까지의 기간(이 짧다는) 측면에서 이례적일 수 있다”며 “거시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선제 수요,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구형 제품 단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026년 상반기로 가면서 업황이 바닥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이전보다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범용 D램 수출 증가율은 최근 10여 년 동안 약 4년 주기로 상승·하락 사이클을 그렸다. 최근 호황의 고점은 작년 여름이다. 모건스탠리는 작년 9월 ‘겨울이 오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본격적인 불황 진입을 경고하기도 했다.
◇ 삼성전자 주가 회복 관심
범용 D램 가격의 반등은 삼성전자 주가에 다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고성장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참여 지연으로 SK하이닉스 등 경쟁 업체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올해 들어 주가는 12.9% 반등했지만 최근 1년 기준으로 27.0%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들어서만 50.7% 상승했다.JP모간은 삼성전자 주가 상승 동력과 관련해 “경쟁사에 뒤처진 HBM 사업 진행 상황보다 전통적인 제품 수급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범용 D램 가격 상승은 올해 2~3분기 주요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실적 개선 기대를 키우고 있다. 실적을 가장 먼저 발표해 업계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은 회계연도 3분기(3~5월) 성적표를 오는 25일 공개할 예정이다.
이태호/박의명 기자 thlee@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