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호텔 텅텅 비었는데…서울 객실료는 '역대 최고' [프라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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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호텔산업 '양극화'
국내 최대 서울드래곤시티 '만실'
설립 후 객실료 첫 20만원 찍을 듯
파크하얏트 비수기 50만원 넘겨
제주 등은 객실료 내려도 못 채워
방한 관광객 서울로 몰려드는데
신규 호텔 설립은 제자리 걸음
"용적률 완화 등 인센티브 줘야"
국내 최대 서울드래곤시티 '만실'
설립 후 객실료 첫 20만원 찍을 듯
파크하얏트 비수기 50만원 넘겨
제주 등은 객실료 내려도 못 채워
방한 관광객 서울로 몰려드는데
신규 호텔 설립은 제자리 걸음
"용적률 완화 등 인센티브 줘야"
◇서울은 만실…지방은 절반 비어
서울드래곤시티는 객실이 1700여 개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 호텔 복합단지다. 2017년 설립 초기 엄청난 규모로 화제가 됐지만, 기대는 이내 우려로 바뀌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코로나19 사태 등 악재가 계속 터져 대규모 객실이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황이 확 바뀐 지금은 ‘규모의 경제’ 효과를 가장 크게 누리는 서울 시내 대표 호텔로 자리 잡았다.
서울 강남에 있는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도 역대급 호황을 맞았다. OCC가 작년 1분기 66.9%에서 올 1분기 80.7%로 치솟았다. 파크하얏트, 포시즌스 등 최고급 럭셔리 호텔은 비수기인 1분기에도 객실료가 50만~60만원을 넘겼다.
지방 호텔은 딴판이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간판 호텔’이 객실료를 계속 내리고 있지만, OCC는 뚝뚝 떨어지고 있다. 부산 해운대의 터줏대감 격인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의 1분기 OCC는 67%로, 작년 1분기 72%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객실료는 29만5000원으로, 작년 2분기 이후 처음 30만원 아래로 하락했다.
신라호텔도 지난 1분기 서울의 OCC는 73%에 달했지만, 제주는 58%에 불과해 큰 차이를 보였다. 강원권 호텔·리조트는 4성급 객실료가 이달 평일 기준 대부분 10만원대이고, 2~3성급은 3만~5만원 수준으로 내려왔다.
◇수요·공급 불균형 심화
서울과 지방 호텔 간 ‘온도 차’는 수요와 공급 불균형에서 비롯됐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올 들어 4월까지 557만여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 늘었다. 이 추세라면 작년 기록한 관광객 1636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방한 관광객의 80% 이상이 서울에 몰리고, 이들을 수용할 호텔은 좀처럼 늘지 않는다는 데 있다.서울시에 등록한 관광호텔 객실은 지난해 기준 6만708개다.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6만939개)보다 오히려 소폭 줄었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느는데 공급이 따라가지 않으니 객실료가 치솟고 OCC도 크게 뛴 것이다.
신규 호텔이 좀처럼 늘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 높아진 사업비 때문이다. 5성급 호텔 평균 건축비는 3.3㎡당 1500만원을 웃돈다. 1000만원 안팎에 불과하던 2019년 대비 50%가량 뛰었다. 최근 서울 장충동에 럭셔리 호텔을 짓겠다고 밝힌 파라다이스호텔은 건축비로만 3899억원을 책정했다. 3.3㎡당 1800만원을 넘는다. 어렵게 호텔을 짓는다고 해도 인력 수급이 쉽지 않다. 코로나19 사태 때 중소 호텔이 줄폐업하면서 호텔업계 종사자 상당수가 다른 업종으로 이직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도심 내 호텔 공급 확대를 위한 제도적 유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관광산업 진흥을 위해 호텔 인허가 절차 간소화, 금융 지원, 용적률 완화 등의 대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서울은 수요가 확실한 시장임에도 공급이 막혀 객실료가 치솟는 기형적 구조”라며 “수요에 맞춰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적 보완이 절실하다”고 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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