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큰손만 웃는 CB 투자…개미, 매물 폭탄 우려에 떤다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그림의 떡' 전환사채

    올 들어 CB 2조5775억 발행
    전부 사모형…공모형은 '0곳'
    3자배정 방식, 큰손에만 기회

    개미, 주가 하락 부담 떠안아
    코스닥선 불공정거래도 속출
    소형 변압기를 제조하는 코스닥시장 상장사 에이텀은 올해 네 차례에 걸쳐 총 75억원어치 사모형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내년부터 주식 전환을 통해 차익을 챙기거나 만기(3년)까지 보유하고만 있어도 연 2~4%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상장사 사이에서 주식 전환이 가능한 채권 발행이 줄을 잇는 가운데 사모 방식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주주로선 투자 기회를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주식 수 증가에 따른 주가 희석 부담만 떠안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큰손만 웃는 CB 투자…개미, 매물 폭탄 우려에 떤다

    ◇ 올해 발행된 CB, 사모형이 100%

    기업의 CB 발행액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올 들어 이달 16일까지 국내 기업의 CB 발행 규모는 총 2조5775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 대비 6.75% 늘어난 수치다. 연간으로 보면 2022년 4조8547억원에서 2023년 7조397억원, 2024년 8조4449억원으로 늘었다.

    CB 발행이 급증하는 건 기업 조달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서다. 올 들어선 경기 악화 속에 자금 수요도 커지고 있다. 2차전지 제조업체인 엘앤에프는 지난 1월 1000억원 규모의 CB(만기 5년)를 만기 이자율 2%에 발행했다. 엘앤씨바이오윤성에프앤씨도 CB로 각각 600억원, 400억원을 조달했다.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는 “사모 CB는 신용평가나 증권신고서 등 복잡한 절차 없이 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며 “다수 투자자가 참여하는 공모형과 달리 관리도 쉽다”고 설명했다.

    상당수 투자자는 CB를 ‘저위험 고수익’ 상품으로 보고 있다. 원금 손실 위험이 낮은 채권인데도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서다. 대부분의 CB는 발행 1년 뒤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풋옵션’(매도선택권) 안전장치도 있다. 일정 기간 뒤 주가가 전환가격보다 높으면 주식으로 바꾸고, 반대일 땐 풋옵션을 통해 CB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조건 변경(리픽싱) 조항이 있어 주가 하락 위험도 방어할 수 있다는 게 증권업계 설명이다.

    CB가 알짜 투자처로 꼽히지만 일반 투자자에겐 ‘그림의 떡’이란 평가다. 대다수가 알음알음 판매되는 식이어서다. 한국예탁결제원 통계를 보면 올해 CB를 발행한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상장사 78곳 중 공모형은 한 개도 없었다. 투자조합이나 기관 등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3자 배정 방식이 100%였다. 최대주주, 경영진 등과 친분이 있는 개인 또는 자금력을 갖춘 ‘큰손’에게만 투자 기회가 주어졌다는 얘기다.

    ◇ “사모 CB 유통 과정 불투명”

    증시에선 기업의 CB 발행을 악재로 여기는 분위기다. 주가가 뛰면 언제든 CB 발행 물량만큼 ‘매물 폭탄’이 출회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주식 전환 청구나 만기가 도래할 때까지 주식 가치 훼손 우려가 지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주식으로 전환된 CB 규모는 총 3조1077억원(원금 기준)에 달했다. 전환 당시 주가 기준으로 4조원 넘는 매물이 쏟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발행기업 주가가 떨어지면 잠재 매물(오버행) 우려는 더 커진다. 리픽싱이 이뤄지면서 전환 가능 주식 수가 늘 수 있어서다. 사모 형태로 CB를 매수한 소수만 주식 전환 등을 통해 차익을 챙기고 일반 개인들은 주가 하락 부담만 떠안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사모 CB와 관련된 불공정거래가 코스닥시장에서 수시로 적발되는 점도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지난해 차명으로 매입한 사모 CB를 고가에 되팔려고 허위 정보를 퍼트리거나, 감사인의 ‘의견 거절’ 정보를 미리 입수한 CB 투자자가 주식 전환 후 장내 매도한 사례도 있었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사모 CB의 유통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 보니 일부 코스닥 기업 대주주 등이 악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귀띔했다.

    전환사채(CB)

    convertible bond. 일정한 조건 아래 발행회사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이 부여된 회사채. 만기는 보통 3년이다. 기본 금리는 낮은 편이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조기대선 훈풍 탄 한전, 6년만에 3만원대 회복

      다음달 3일 조기 대선을 앞두고 한국전력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정책 불확실성 해소로 오랜 저평가에서 벗어날 것이란 기대 덕분이다.한전은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26% 오른 3만170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14...

    2. 2

      "삼성전자, 유리기판 도입한다"…SKC·피아이이 일제히 상승

      인공지능(AI) 고성능 반도체를 구현하는 차세대 부품인 유리기판 관련주가 급등했다. 삼성전자가 유리기판을 미래 반도체의 핵심 부품으로 점찍고, 구체적인 도입 로드맵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지면서다.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 3

      밸류업 나선 셀트리온, 0.04주 무상증자

      셀트리온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보통주 1주당 신주 0.04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2012년 후 첫 무상증자다.신주 상장 예정일은 오는 7월 25일이며, 신주 배정 기준일(주주명부폐쇄일)...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