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해탄 건너 韓 불시착…'고독한 미식가'의 출사표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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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잇는 건 내 사명"
"한국 영화 배워야겠다고 생각"
"맛있었던 기억 공유하고파"
"한국 영화 배워야겠다고 생각"
"맛있었던 기억 공유하고파"
우리들의 밥친구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가 현해탄을 건너 한국에 '불시착'했다.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고독한 미식가'는 2012년부터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다. 이 시리즈는 2024년 11번째 시즌 격인 '저마다의 고독한 미식가'까지 방영됐고 주인공 고로를 연기한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가 직접 연출까지 맡으면서 마침내 극장판까지 나오게 됐다.
일본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는 1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작품이 바다를 넘어 한국에서 상영할 수 있어 진심으로 기쁘다"며 "한국 분들이 이 작품을 사랑해주는 것에 대해 길을 걷다가도 실감했다. 일본보다 한국 젊은 분들이 더 재밌게 즐겨주시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먹는다'는 행위를 표현함으로써 공감, 놀라움 등 다양한 감정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고독한 미식가'는 어떤 아저씨가 먹기만 하는 드라마일 뿐인데 다양한 국가의 분들이 재밌다고 해주시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해요. 이번에는 고독하게 먹는 사람의 주변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당초 마츠시게는 봉준호 감독에게 편지를 써 연출을 부탁한 적이 있었다. 그는 "영화를 기획할 때 일본 영화를 넘어 큰 스케일로 작업하고 싶었다. 제가 딱 한 번 작품에 참여한 적 있던 봉준호 감독이라면 '고독한 미식가'를 재밌게 요리해 주시지 않을까 해서 편지를 썼는데 유감스럽게도 스케줄이 맞지 않았다. 그렇다면 내가 연출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개봉된 '미키 17'과의 박스오피스 대결을 언급하며 "봉준호 감독의 작품과 같은 시기에 상영될 것이라곤 생각을 못 해서 놀라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도전한다는 의미에서 이 영화를 만들었고, 이와 더불어 '라스트 마일'이라는 일본 작품까지 선보이게 됐다. 마침내 한국에서 상영하게 되어 영예롭다"고 말했다.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에서 고로의 여정 속에 등장하는 프랑스, 한국, 일본 등 특색이 가득한 음식은 대리 만족과 힐링을 선사하며 관객들을 다채로운 미식의 세계로 인도한다.
"저는 규슈 북부 지역에서 태어났는데 부산과 가까운 지역이라 해조류가 비슷해요. 하지만 만드는 방법에 차이가 있어 일본에서 맛볼 수 없는 맛이 있더라고요. 어릴 적엔 명란도 후쿠오카에서 왔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한국에서 온 것이었죠. 특히 고추를 사용하는 매운맛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저는 매운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한국 요리는 동경의 대상이죠."
영화엔 황태가 궁금의 스프 주재료로 등장한다. 그는 "긴자에 북엇국을 파는 가게를 발견하고 황태를 접했다. 황태라는 생선 자체가 익숙하긴 한데 국물을 먹어본 적도 없었다. 그래서 테마 식자재로 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맛있는 황태 국물을 찾기 위해 한국을 헤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재명은 제작 의도를 잘 파악하고 연기해 주셨다. 일본 관객들도 유재명과 고로의 장면에 대해 영화의 '피크'라고 말해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감독의 시선으로 본 마츠시게 유타카는 어떤 배우였을까. "저는 연기를 한 지 30년 이상이 됐어요. 감독 입장에서 마츠시게 유타카란 배우는 그럭저럭 잘한다고 생각하고, 상상을 넘어서는 놀라운 연기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아요. 그래서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영화감독으로서 힘들었던 점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리더십을 갖고 지휘했다. 영화에 푹 빠져서 제작했으나 어떻게 하면 관객을 극장으로 와주시게 할지에 대해 고민했고 그 부분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먹방'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고독한 미식가'에 대한 독보적인 자신감도 드러냈다. "'고독한 미식가'는 단순한 먹방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맛있다'는 걸 전달하려는 마음은 없었죠. 맛있었던 기억을 공유하고 싶거든요. 실제로 배고픈 상태에서 촬영하는데 순간적으로 느끼는 '맛있음'에는 거짓이 없다고 생각하고 그 지점이 우리 영화의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는 오는 3월 19일 개봉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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