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보다니 꿈만 같아"…중국인들 '평산책방' 몰려가는 이유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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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SNS서 방문 후기 쏟아져
재임 시 '친중정책' 영향 분석
재임 시 '친중정책' 영향 분석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 인근 '평산책방'이 중국인들이 꼭 한번 방문해야 할 관광명소로 부상했다. 현재 중국판 인스타그램에 매일 수십 개의 방문 후기가 올라올 정도로 '한국서 꼭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평산책방 관계자는 "많을 때는 하루 1000명 가까이 방문하는데 중국인이 상당수"라며 "처음에는 한국에 거주 중인 중국인 유학생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그들의 친구, 가족들까지 중국에서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산책방이 중국인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직접 찾아가 방문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평산책방 관계자는 "많을 때는 하루 1000명 가까이 방문하는데 중국인이 상당수"라며 "처음에는 한국에 거주 중인 중국인 유학생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그들의 친구, 가족들까지 중국에서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산책방이 중국인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직접 찾아가 방문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드디어 대통령님을 만났네요. 저는 중학생 때부터 이날을 기다렸어요.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아요."
지난 8일 오전 11시 경남 양산시 '평산책방'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등장하자 중국인 쥔제(20) 씨가 한 말이다. 쥔제 씨는 평산책방을 방문하기 위해 이틀 전 베이징에서 비행기를 타고 부산에 도착했다. 행선지를 서울이 아닌 부산으로 정한 이유도 부산이 평산책방과 비교적 가깝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이날 평산책방을 찾은 중국인들은 문을 열기 한참 전부터 도착해 문 전 대통령을 기다렸다. 영업 시작 시각인 오전 10시보다 이른 9시, 책방 인근에서는 대략 10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대기중이었다.
설레는 표정으로 책방 고양이 '다봉이'와 인증사진을 찍던 항저우 저장대학교 재학생 리야(22) 씨는 "서울에서 울산으로 KTX 첫차를 타고 왔다"며 "평산책방을 찾는 중국인들이 많다 보니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레드노트'(중국명 샤오홍슈)를 통해 울산역에서 평산책방까지 함께 택시를 탈 중국인 친구를 쉽게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난징대학교에 재학 중인 천시(21) 씨는 "문재인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을 통해 그가 중국에 큰 우정과 사랑을 가지고 있음을 느꼈다"며 "그는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다.
조선족 통역사 통해 소통
한 중국인은 "오늘을 위해 좋은 카메라를 샀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일부 중국인들은 "문 전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을 미리 준비해왔다"며 기자에게 한국어 발음을 봐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관광객 다수가 중국인임을 고려해 평산책방 측에서는 문 전 대통령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중국어 통역 자원봉사자도 배치해뒀다. 통역 자원봉사자는 문 전 대통령이 방문객들을 향해 전하는 말을 곧바로 중국어로 통역했다. 한 중국인은 이에 대해 "한국어를 전혀 못 하는데 중국어 통역사가 있어서 확실히 편하다"고 말했다.
평산책방은 중국어 통역 자원봉사자를 '书友(슈요우)'라는 이름으로 모집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어로 '책 친구'라는 뜻이다. 현재 20명 정도의 슈요우가 통역 봉사자로 활동 중이다. '부산중국교민협회'에 소속된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조선족 여성들이 다수다.
자서전도 인기
10일 기준 중국 최대 온라인서점 플랫폼 '당당왕(当当网)'에서 검색어를 '정치인 자서전'으로 정렬하면 문 전 대통령의 해당 자서전이 판매량 1위다. 평산책방은 중국인 방문객을 위해 한국 도서의 중국어 번역판을 중국에서 역수입해 비치했다고 한다. 평산책방에는 지난해 12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저서를 비롯해 총 9종의 한국 도서 중국어 번역판이 비치돼 있다.
문 전 대통령은 특별한 일정이 없을 경우 평일엔 오후 4시, 주말엔 오전 11시와 오후 4시에 평산책방을 방문해 방문객들을 만나고 사진 촬영 등을 진행한다. 평산책방 측에는 문 전 대통령의 일정을 문의하는 전화가 걸려오기도 한다.
양산=이민형 한경닷컴 기자 mean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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