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 경제가 4년 만에 역성장한 것으로 관측됐다. 작년 상반기 자동차 생산 중단과 물가 상승에 따른 개인소비 약세가 성장률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10명의 작년 일본 실질 국내총생산(GDP) 예측치 평균은 전년 대비 0.2% 감소했다. 이들 전망치는 -0.2~-0.1%로 10명 모두 일본이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분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작년 9월 보고서에서 지난해 일본 경제성장률을 -0.1%로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0.3%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코노미스트 조사에 따르면 작년 일본 개인소비는 0.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품질 인증 부정에 따른 다이하쓰공업의 생산 중단으로 1~3월 판매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작년 하반기 쌀, 신선식품 등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도 위축됐다. 외수도 약하다. 외수 기여도는 전년 대비 0.2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카이 사이스케 미즈호리서치&테크놀로지스 이코노미스트는 “자동차, 기계 등의 수출이 부진했다”며 “중국이 값싼 제품을 수출하거나 내제화를 강화하면서 일본이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작년 설비투자는 1.4% 늘어난 것으로 관측됐지만 전년도 1.5% 증가를 밑돌았다. 다케다 준 이토추종합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건설업 수주는 견조하지만 실제로 노동 규제 대응 등에 따른 인력 부족으로 공사가 지연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일본 실질 GDP 증가율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 평균은 전년 대비 1.2% 증가다. 개인소비도 0.9%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미야지마 다카유키 소니파이낸셜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올해도 식품 가격 급등에 따라 가계 체감 실질임금이 오르지 않아 소비가 주춤할 위험은 크다”고 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동향도 주목된다. 니혼게이자이연구센터의 이코노미스트 조사 결과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 경제성장률을 ‘낮출 것’이라는 응답은 66.7%에 달했다. ‘높일 것’이라는 답변은 9.1%에 불과했다.
신가 요시타카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기업이 투자를 보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마가이 료마루 야마토종합연구소 이코노미스트도 “미국 경기 악화와 경제 안보 강화에 따른 수출 감소로 일본 경제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