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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16나노로 턱밑까지 쫓아온 中 반도체…정치권은 어딜 보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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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최대 메모리 기업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지난해 말부터 16나노미터(nm) DDR5 D램을 양산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 D램 기업과 기술 격차가 2~3년으로 좁혀졌다는 의미로, 우리 기업들에 비상등이 켜졌다.

    CXMT는 2016년 설립 이후 중국 정부의 대규모 보조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속 성장하고 있다. 전 세계 D램 시장점유율에서 매출 기준으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3강과 격차가 있지만 생산량(웨이퍼 투입량) 기준으론 10% 수준으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올해 말에는 점유율이 15%로 오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 정부가 중국의 18㎚ 이하 D램 개발을 막기 위해 2023년부터 시행 중인 장비·기술 수출 규제를 뚫고 첨단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한국 D램에 가장 큰 위협 요인은 CXMT의 거센 추격”(황철성 서울대 석좌교수)이라는 말이 빈말이 아니다.

    중국 정부는 2015년부터 10년간 대규모 보조금, 연구개발(R&D) 투자 등을 통해 ‘기술 굴기’를 추진해 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기업들이 자체적인 R&D와 투자에 나서는 것조차 발목을 잡고 있다. 주 52시간 규제 적용 예외 등을 골자로 하는 반도체특별법은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중국 테크업계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일하는 ‘996’ 관행이 자리 잡고 있고 미국 대만 일본 등은 특정 직종이나 일정 급여 이상을 받는 사람에게는 ‘화이트칼라 면제’ 조항을 통해 근로시간 규제의 예외를 두고 있다.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의 전력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한 전력망특별법 처리도 미뤄지고 있다.

    중국 레드테크의 공습은 나날이 거세지는데 우리 기업들은 온갖 규제와 입법 교착으로 손발이 묶여 있다. 민주당은 설 연휴가 끝나는 대로 반도체법, 전력법 같은 국가 먹거리 지원 법안 처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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