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서 해외여행 못 가겠네…물총 쏘더니 이번엔 '세금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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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관광객 급증
일부 국가서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 문제 대두
관광세 도입, 추가 부과 등 대응 나서
"관광세 부담 늘어도 전체 여행 경비 미미한 수준"
일부 국가서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 문제 대두
관광세 도입, 추가 부과 등 대응 나서
"관광세 부담 늘어도 전체 여행 경비 미미한 수준"
관광객 급증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엔데믹 이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를 넘어설 정도로 관광객이 몰리면서다. 유럽 일부 도시에서나 볼 수 있었던 외국인 관광객 기피 현상 '안티투어리즘'도 전 세계로 확산 중이다. 일부 국가에선 관광세를 올려 받는 등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 대응에 나섰다. 일각에선 코로나19 당시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관광객 유치했던 것과 대비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해외여행객 수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관광수요 회복에 따른 경제적 이득과 과잉 관광 부작용 사이 잡음도 끊이질 않고 있다. 관광객 급증으로 '제발 여행 오지 말라'는 현지 주민들의 '안티투어리즘'까지 나타날 정도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유럽 대부분 국가는 국경을 봉쇄했다가 침체한 관광산업을 살린다는 취지로 재개방과 여행제한 완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유럽 대표 관광대국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2020년 여름 휴가철에 앞서 관광 재개에 나서며 관광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여행 관광 대목을 놓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여행 수요 급증으로 전 세계 관광객 수가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올해 해외 관광객 수는 15억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는 펜데믹 직전인 2019년보다 약간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12억8600만명으로 2019년의 88% 수준까지 회복했다.
여행수요 급증으로 주요 관광도시에는 관광객이 몰렸다. 밀려드는 관광객에 정부 차원에서 세금 인상으로 오버투어리즘 문제 해소에 나선 국가도 있지만 혼잡하고 더러워진 거리, 물가 상승, 질 낮은 기념품 가게 등에 불만을 토로하며 관광객 유입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우선 그리스는 호텔 투숙객에게만 부과하던 관광세를 크루즈 승객에게도 적용하기로 했다. 그리스 항구에 도착하는 모든 크루즈 승객은 관광세를 지불해야 한다. 지난해 크루즈선을 이용해 산토리니를 찾은 관광객은 130여만명에 달한다. 관광객이 몰리는 산토리니와 미코노스는 추가 요금이 부과되고, 성수기인 4~10월 숙박요금에 붙는 기후세도 추가로 더 내야 한다.
그리스 방문객은 매년 크게 늘고 있다. 그리스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그리스를 찾은 관광객은 전년보다 20% 늘어난 3600만명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1160만명이 그리스를 방문했다.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난 규모다.
올해 7월까지 5000만명이 다녀간 스페인에서는 오버투어리즘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당시 일부 시위대는 관광객들에게 물총을 쏘며 "관광객들은 집으로 돌아가라"고 외쳤고, 식당 테라스에 관광객들이 앉지 못하도록 출입 금지 구역 표시 테이프를 붙이기도 했다. 이들이 시위에 나선 이유로는 관광객 급증으로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쓰레기나 소음으로 인한 피해가 크다는 점을 들었다.
세금 인상으로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해소하겠다며 관광세 인상 카드를 꺼낸 나라도 있다. 뉴질랜드는 1일(현지시간)부터 관광세를 기존 35뉴질랜드달러(2만9000원)에서 100뉴질랜드 달러(8만3000원)로 인상했다. 자연보호구역 유지관리비가 늘어나는 등 지역 사회에도 부담을 줘 경비 조달을 위해 세금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코로나19 이후 관광객 수를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관광세 인상은 다른 국가로 관광객을 빼앗기는 등 뉴질랜드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뉴질랜드를 방문한 외국인 수는 약 295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의 76%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 수요도 2019년과 근접한 수준으로 올랐다. 1~8월 누적 기준 출국자 수는 1888만명이다. 8월 한 달만 보면 235만9550명으로 2019년 같은 달의 약 97% 수준까지 회복했다. 각국의 관광세 인상에 대체 여행지 혹은 여행 심리를 얼어붙게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업계에선 여행수요는 견고하다는 반응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관광세는 여행 경비로 지출하는 금액의 3% 수준이라며 관광 심리를 위축시킬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며 "패키지 상품의 경우 이미 비용이 다 포함돼있어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3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해외여행객 수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관광수요 회복에 따른 경제적 이득과 과잉 관광 부작용 사이 잡음도 끊이질 않고 있다. 관광객 급증으로 '제발 여행 오지 말라'는 현지 주민들의 '안티투어리즘'까지 나타날 정도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유럽 대부분 국가는 국경을 봉쇄했다가 침체한 관광산업을 살린다는 취지로 재개방과 여행제한 완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유럽 대표 관광대국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2020년 여름 휴가철에 앞서 관광 재개에 나서며 관광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여행 관광 대목을 놓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여행 수요 급증으로 전 세계 관광객 수가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올해 해외 관광객 수는 15억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는 펜데믹 직전인 2019년보다 약간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12억8600만명으로 2019년의 88% 수준까지 회복했다.
여행수요 급증으로 주요 관광도시에는 관광객이 몰렸다. 밀려드는 관광객에 정부 차원에서 세금 인상으로 오버투어리즘 문제 해소에 나선 국가도 있지만 혼잡하고 더러워진 거리, 물가 상승, 질 낮은 기념품 가게 등에 불만을 토로하며 관광객 유입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우선 그리스는 호텔 투숙객에게만 부과하던 관광세를 크루즈 승객에게도 적용하기로 했다. 그리스 항구에 도착하는 모든 크루즈 승객은 관광세를 지불해야 한다. 지난해 크루즈선을 이용해 산토리니를 찾은 관광객은 130여만명에 달한다. 관광객이 몰리는 산토리니와 미코노스는 추가 요금이 부과되고, 성수기인 4~10월 숙박요금에 붙는 기후세도 추가로 더 내야 한다.
그리스 방문객은 매년 크게 늘고 있다. 그리스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그리스를 찾은 관광객은 전년보다 20% 늘어난 3600만명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1160만명이 그리스를 방문했다.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난 규모다.
올해 7월까지 5000만명이 다녀간 스페인에서는 오버투어리즘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당시 일부 시위대는 관광객들에게 물총을 쏘며 "관광객들은 집으로 돌아가라"고 외쳤고, 식당 테라스에 관광객들이 앉지 못하도록 출입 금지 구역 표시 테이프를 붙이기도 했다. 이들이 시위에 나선 이유로는 관광객 급증으로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쓰레기나 소음으로 인한 피해가 크다는 점을 들었다.
세금 인상으로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해소하겠다며 관광세 인상 카드를 꺼낸 나라도 있다. 뉴질랜드는 1일(현지시간)부터 관광세를 기존 35뉴질랜드달러(2만9000원)에서 100뉴질랜드 달러(8만3000원)로 인상했다. 자연보호구역 유지관리비가 늘어나는 등 지역 사회에도 부담을 줘 경비 조달을 위해 세금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코로나19 이후 관광객 수를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관광세 인상은 다른 국가로 관광객을 빼앗기는 등 뉴질랜드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뉴질랜드를 방문한 외국인 수는 약 295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의 76%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 수요도 2019년과 근접한 수준으로 올랐다. 1~8월 누적 기준 출국자 수는 1888만명이다. 8월 한 달만 보면 235만9550명으로 2019년 같은 달의 약 97% 수준까지 회복했다. 각국의 관광세 인상에 대체 여행지 혹은 여행 심리를 얼어붙게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업계에선 여행수요는 견고하다는 반응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관광세는 여행 경비로 지출하는 금액의 3% 수준이라며 관광 심리를 위축시킬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며 "패키지 상품의 경우 이미 비용이 다 포함돼있어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