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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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퇴근길에 하늘 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다. 양털 같은 구름이 노을에 붉게 물들며 장관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사실 하늘은 24시간 문을 연 갤러리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아는 만큼 이를 더 잘 즐길 수 있다.

<다 읽은 순간 하늘이 아름답게 보이는 구름 이야기>의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예전에는 ‘오늘은 구름이 좀 많네?’ 정도밖에 볼 줄 몰랐다면 이제는 하늘에 어떤 이름을 가진 구름이 떠 있고, 하늘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하늘의 해상도가 높아지는 것이지요.”

책을 쓴 아라키 켄타로는 ‘구름 덕후’다. 일본 기상청 기상연구소 연구관이다. 365일 구름만 생각하고, 그의 소셜 미디어 계정은 하늘과 구름 사진으로 가득하다. 2019년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 영화 ‘날씨의 아이’ 기상 감수를 맡기도 했다. 그는 이 책에서 구름과 날씨의 과학을 초등학생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전한다.
'일본의 구름 오타쿠'가 작정하고 재밌게 쓴 구름 이야기 [서평]
구름이 만들어지는 원리는 어디서든 볼 수 있다. 따뜻한 된장국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이 그런 예다. 차가운 막대 아이스크림 표면에 스멀스멀 흐르는 흐르는 하얀 연기도 그런 예다. 구름은 지표면의 물이 증발해 하늘로 올라간 뒤 식으며 생긴다. 전형적인 구름 입자 반경은 0.01㎜에 불과해 하늘에 둥둥 떠 있을 수 있다. 머리카락 굵기의 5분의 1 정도다. 구름 입자는 빛을 산란시키는데, 여러 가지 색이 뒤섞여 하얗게 보인다.

연못에 돌을 던졌을 때 수면이 출렁이는 것과 비슷한 일이 하늘에서도 벌어진다. 파동의 꼭대기 부분에선 수증기를 머금은 공기가 밀려 올라가면서 구름이 만들어지고, 파동의 골 부분에선 공기가 하강하며 구름이 증발해 사라진다. 파도가 밀려드는 것처럼 구름이 나란히 줄지어 선 모습이 보인다면 하늘에선 바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구름 덕후답게 아주 꼼꼼하게 쓴 책이다. 쉽게 읽을 수 있지만 과학적 설명도 알차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