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는 다르네…TSMC '전폭적 지원' 어느 정도인가 보니 [김채연의 IT말아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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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와 '원팀'으로 움직이는 대만의 소부장
![삼성과는 다르네…TSMC '전폭적 지원' 어느 정도인가 보니 [김채연의 IT말아먹기]](https://img.hankyung.com/photo/202409/01.37940552.1.jpg)
지난 6일 막 내린 대만의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전시회 '세미콘차이나'에서 기조연설에 나선 TSMC의 고위 관계자가 청중을 대상으로 한 말이다. 반도체 기업들이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반도체를 개발해도 제대로 생산을 못하면 원래의 성능을 낼 수 없다는 의미로, TSCM의 패키징 기술에 대한 자신감으로 들렸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우리는 고객사와 협력해 그들이 필요로하는 모든 것을 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수장이 모인 자리에서 '고객사와 경쟁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재차 강조하면서도 '슈퍼을'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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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와 어깨 나란히 하는 ASE
대만 경제를 대표하는 TSMC의 성공은 대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인프라 구축, 세제 혜택 등 정부의 모든 지원을 받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TSMC가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공장 건설 등 투자를 통해 부동산 등 대만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나아가 제조와 관련된 테스트, 후공정(OSAT) 생태계까지 크게 강화했다는 것.눈여겨볼만한 점은 TSMC의 낙수효과로 성장한 대만의 ASE, SPIL 등 후공정 기업들이 TSMC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미콘 타이완에서 처음 성사된 이벤트인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수장인 이정배 사장과 TSMC 부사장간 노변담화에서 사회를 맡은 인물은 티엔 우 ASE 최고경영자(CES)다. 우 CEO는 이들을 상대로 AI 기술 트렌트와 관련해 활발한 토론을 이끌어내며 노련한 모습을 보여줬다. ASE가 TSMC의 일감을 받아 일하는 하청업체라기 보다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대등한 협력 관계로 느껴지는 한 단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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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설계부터 생산, 제조, 패키징까지 한꺼번에 제공하는 턴키 비즈니스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TSMC는 각 분야 최고 기업과 한 몸처럼 협력해 같은 목표를 추구하면서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AI반도체 성능 수준이 고도화되고 기술 난도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TSMC의 이같은 공동 협력 체제는 빛을 발할 것이란 분석이다.
○소부장도 TSMC급 최상의 대우
물론 이같은 협력은 대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없이는 불가능하다. 대만 정부의 반도체 사업 지원은 글로벌 1등인 TSMC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후공정 생태계까지 골고루 확대되고 있다. 이를 통해 후공정 기업에도 자연스럽게 글로벌 최우수 인재가 몰리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 것.ADVERTISEMENT
외부와의 협력에도 적극적이다. 세미콘 타이완에선 대만과 반도체 장비 강국으로 꼽히는 일본과 깊어진 밀월관계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양국은 '대만-일본간 반도체 기술 심포지엄' 별도 세션을 만들어 그간 성과를 공유하고 미래 비전을 공유했다. TSMC가 고객사와 협력하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조하는 것처럼 소부장 생태계 역시 배움과 협력에 열려있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할 소부장 기업이 나오려면 우수 인재 확보가 가장 중요해보인다"며 "기업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하고, 정부 지원 뿐 아니라 삼성, SK와 협력 등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