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웠던 과거 되찾겠다”는 BIFF… OTT 전면 배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오는 10월 2~11일 열리는 BIFF 개막작에 OTT 영화 ‘전, 란’
대중성에 방점 찍은 BIFF “넷플릭스 영화 제외하는 일 없을 것”
63개국 영화 224편 초청, BTS RM 다큐멘터리 초청해 눈길
고(故) 이선균 배우 기리는 특별 프로그램도 선봬
대중성에 방점 찍은 BIFF “넷플릭스 영화 제외하는 일 없을 것”
63개국 영화 224편 초청, BTS RM 다큐멘터리 초청해 눈길
고(故) 이선균 배우 기리는 특별 프로그램도 선봬
오는 10월 열리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포문을 영화 ‘전, 란’이 연다. 박찬욱 감독이 제작과 각본에 참여하고 ‘공동경비구역 JSA’로 대종상 미술상을 받은 김상만 감독이 연출한 사극 대작이다. 흥미로운 점은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에 공개될 작품이라는 것. 영화제 얼굴격인 개막작에 OTT 영화를 낙점한 BIFF 측은 “넷플릭스 영화라 해서 제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변화를 예고했다.
BIFF 조직위원회는 3일 서울 남대문로4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폐막작 등 주요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다음 달 2일부터 11일까지 열흘 동안 영화의전당 등 부산 7개 극장에서 열리는 BIFF는 올해 63개국 영화 224편을 공식 초청한다. 지난해보다 15편 늘어난 규모로, 관객 참여형 행사인 ‘커뮤니티비프’까지 포함하면 총 279편의 영화가 관객과 만난다. ‘대중성’ 끌어안기로 한 BIFF
개막작에 ‘전, 란’을 선정한 결정은 보다 관객에게 다가가는 대중성을 염두에 둔 조치다. 박도신 BIFF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전, 란’은 역대 개막작 중에서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는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박찬욱 감독이 직접 참여하고 영화인들이 힘 모아 완성한 매력적인 사극”이라고 덧붙였다.
출범 30주년을 앞두고 처음으로 개막작을 OTT 영화에 내준 것도 결국 대중성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칸 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들이 최근 들어 OTT 작품의 초청 비중을 높이고 있긴 하지만, 극장에 걸리지 않는 작품을 전면에 내세우는 건 보기 어렵다. 이에 대해 박 직무대행은 “얼마나 좋은 영화이고, 관객이 즐길 수 있을지를 기준으로 판단했다”며 “넷플릭스라는 이유로 고민한 적은 없다”고 했다. 대중성이 담보된다면 OTT 개봉작도 개의치 않는다는 뜻이다.
이런 결정은 다른 초청작에서도 눈에 띈다. 방탄소년단(BTS) RM의 다큐멘터리인 ‘알엠: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가 ‘오픈시네마’ 부문에 초청돼 야외극장에서 상영되는 게 대표적. 또 한국과 아시아 지역 다큐멘터리 영화를 알리는 차원에서 관객들이 직접 우수한 작품을 투표로 뽑는 ‘다큐멘터리 관객상’을 신설키로 했다. 김영덕 BIFF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위원장은 “관객과 대중의 관심이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방식을 생각했다”고 했다. BIFF가 대중성에 방점을 찍은 건 지난해 성 비위, 인사 문제 등으로 내홍을 겪으며 멀어진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다. 국고보조금 삭감 등 예산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기업 협찬과 기부금 유치 등을 통해 초청작을 늘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박광수 BIFF 이사장은 “지난해 내홍을 겪으며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으려 한다”면서 “관객을 비롯해 영화인, 해외 게스트를 잘 모시겠다”고 말했다.
거장들의 작품 상륙하고, AI 체험도
올해 BIFF에선 거장들의 작품도 대거 상륙한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뱀의 길’과 ‘클라우드’ 두 편의 신작이 상영된다. 포르투갈의 영화 거장 미겔 고메스 감독을 특별기획프로그램에 초청해 그의 장편 전작 8편을 관객에게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중국영화 거장 지아장커의 신작으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던 ’풍류일대‘와 프랑스 여성 감독 파트리샤 마쥐이의 작품으로 이자벨 위페르가 출연한 ‘보르도에 수감된 여인’도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으로 소개된다.
폐막작은 프랑스와 싱가포르 일본 3개국이 공동 제작한 ‘영혼의 여행’이 선정됐다. 프랑스 배우 카트린느 드뇌브가 주인공을 맡은 작품으로, 죽고 나서도 이승에 떠도는 영혼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묻는다. 영화를 연출한 에릭 쿠는 싱가포르인 최초로 칸, 베를린,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감독으로 유명하다. BIFF는 최근 영화계 화두인 인공지능(AI)도 다룬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아시아 영화제 중 처음으로 AI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를 연다. 10월 6일에는 AI 기술과 영화의 융합에 대해 논의하는 콘퍼런스도 진행한다. 박광수 이사장은 “지난 5월 칸 영화제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AI와 관련한 여러 행사를 하는 모습을 봤다”면서 “앞서 열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도 대대적으로 AI 관련 행사를 열었는데, BIFF에서도 AI와 영화산업을 접목할 수 있는 지점을 짚어보려는 취지”라고 했다.
한편 올해 BIFF에선 지난해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이선균을 기억하는 특별기획 프로그램 ‘고운 사람, 이선균’이 개최된다. 그의 대표작인 ‘파주’(2009), ‘우리 선희’(2013), ‘끝까지 간다’(2014), ‘기생충’(2019)과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 유작인 ‘행복의 나라’(2024) 등 6편을 선보인다.
유승목 기자
BIFF 조직위원회는 3일 서울 남대문로4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폐막작 등 주요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다음 달 2일부터 11일까지 열흘 동안 영화의전당 등 부산 7개 극장에서 열리는 BIFF는 올해 63개국 영화 224편을 공식 초청한다. 지난해보다 15편 늘어난 규모로, 관객 참여형 행사인 ‘커뮤니티비프’까지 포함하면 총 279편의 영화가 관객과 만난다. ‘대중성’ 끌어안기로 한 BIFF
개막작에 ‘전, 란’을 선정한 결정은 보다 관객에게 다가가는 대중성을 염두에 둔 조치다. 박도신 BIFF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전, 란’은 역대 개막작 중에서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는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박찬욱 감독이 직접 참여하고 영화인들이 힘 모아 완성한 매력적인 사극”이라고 덧붙였다.
출범 30주년을 앞두고 처음으로 개막작을 OTT 영화에 내준 것도 결국 대중성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칸 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들이 최근 들어 OTT 작품의 초청 비중을 높이고 있긴 하지만, 극장에 걸리지 않는 작품을 전면에 내세우는 건 보기 어렵다. 이에 대해 박 직무대행은 “얼마나 좋은 영화이고, 관객이 즐길 수 있을지를 기준으로 판단했다”며 “넷플릭스라는 이유로 고민한 적은 없다”고 했다. 대중성이 담보된다면 OTT 개봉작도 개의치 않는다는 뜻이다.
이런 결정은 다른 초청작에서도 눈에 띈다. 방탄소년단(BTS) RM의 다큐멘터리인 ‘알엠: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가 ‘오픈시네마’ 부문에 초청돼 야외극장에서 상영되는 게 대표적. 또 한국과 아시아 지역 다큐멘터리 영화를 알리는 차원에서 관객들이 직접 우수한 작품을 투표로 뽑는 ‘다큐멘터리 관객상’을 신설키로 했다. 김영덕 BIFF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위원장은 “관객과 대중의 관심이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방식을 생각했다”고 했다. BIFF가 대중성에 방점을 찍은 건 지난해 성 비위, 인사 문제 등으로 내홍을 겪으며 멀어진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다. 국고보조금 삭감 등 예산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기업 협찬과 기부금 유치 등을 통해 초청작을 늘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박광수 BIFF 이사장은 “지난해 내홍을 겪으며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으려 한다”면서 “관객을 비롯해 영화인, 해외 게스트를 잘 모시겠다”고 말했다.
거장들의 작품 상륙하고, AI 체험도
올해 BIFF에선 거장들의 작품도 대거 상륙한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뱀의 길’과 ‘클라우드’ 두 편의 신작이 상영된다. 포르투갈의 영화 거장 미겔 고메스 감독을 특별기획프로그램에 초청해 그의 장편 전작 8편을 관객에게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중국영화 거장 지아장커의 신작으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던 ’풍류일대‘와 프랑스 여성 감독 파트리샤 마쥐이의 작품으로 이자벨 위페르가 출연한 ‘보르도에 수감된 여인’도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으로 소개된다.
폐막작은 프랑스와 싱가포르 일본 3개국이 공동 제작한 ‘영혼의 여행’이 선정됐다. 프랑스 배우 카트린느 드뇌브가 주인공을 맡은 작품으로, 죽고 나서도 이승에 떠도는 영혼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묻는다. 영화를 연출한 에릭 쿠는 싱가포르인 최초로 칸, 베를린,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감독으로 유명하다. BIFF는 최근 영화계 화두인 인공지능(AI)도 다룬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아시아 영화제 중 처음으로 AI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를 연다. 10월 6일에는 AI 기술과 영화의 융합에 대해 논의하는 콘퍼런스도 진행한다. 박광수 이사장은 “지난 5월 칸 영화제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AI와 관련한 여러 행사를 하는 모습을 봤다”면서 “앞서 열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도 대대적으로 AI 관련 행사를 열었는데, BIFF에서도 AI와 영화산업을 접목할 수 있는 지점을 짚어보려는 취지”라고 했다.
한편 올해 BIFF에선 지난해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이선균을 기억하는 특별기획 프로그램 ‘고운 사람, 이선균’이 개최된다. 그의 대표작인 ‘파주’(2009), ‘우리 선희’(2013), ‘끝까지 간다’(2014), ‘기생충’(2019)과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 유작인 ‘행복의 나라’(2024) 등 6편을 선보인다.
유승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