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버스 탄 임산부 보더니…"양보 좀" 외친 기사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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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에 자리 양보 요청한 기사들
칭찬 게시판에 감사 인사 전해
버스 기사 "당연히 해야 할 일"
칭찬 게시판에 감사 인사 전해
버스 기사 "당연히 해야 할 일"

지난 2일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 홈페이지의 칭찬 게시판에 올라온 임신 12주차인 승객 A씨의 글에 따르면, 그는 이날 저녁 6시께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릉 정류소에서 440번 버스에 탑승했다.
A씨가 버스에 타자마자 그의 임산부 배지를 본 기사는 "승객 여러분 임산부가 우리 버스에 탔습니다. 노약자석에 앉으신 분들은 양보 부탁드립니다"고 외쳤다.
퇴근길에는 늘 만원인 버스라 좌석에 앉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지 않았다는 A씨는 "버스에 사람이 너무 많고 통로까지 꽉 찼기에 자리에 앉기는 어려웠지만 너무 감사해서 눈물이 왈칵 날 것 같았다"고 말했다.
A씨가 자리에 앉지 못하자, 버스 기사는 다시 한번 승객들에게 안내했다고 한다. 끝내 자리가 나지 않았지만 목적지에 다다른 A씨는 기사에게 "곧 내리겠다"고 말했고, 기사는 "앞문 근처에 넓은 자리에 서 있다가 차가 서면 천천히 내리라"며 친절하게 안내했다.
A씨는 "기사님의 이름은 미처 확인하지 못했지만 차량 번호가 7381번이었다"면서 "그 자리에서는 더 감사 인사를 할 수 없어 꾸벅 인사만 드리고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배려해주셔서 감사하다. 출퇴근길 운전이 바쁘고 정신없으실 텐데 항상 안전 운전하시라"며 글을 마쳤다.

전 씨는 지난달 27일 출근 시간대 만원 버스 안에서 힘겹게 서 있는 임산부를 발견했는데, 당시 노약자석과 임산부석에는 빈자리가 없었다.
그는 신호가 걸렸을 때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고선 자리에서 일어나 승객들을 향해 "임산부가 탔으니 자리를 양보해달라"고 외쳤다. 이에 한 승객이 일어나 자리를 양보했고, 임산부는 20분간 편히 앉아 이동할 수 있었다.
버스의 폐쇄회로(CC)TV 영상으로 이러한 사연이 알려지자 전 씨는 매체를 통해 "(임산부가 버스에서 내리기 전) 앞으로 나와서 고맙다고 인사해서 내가 '죄송하다'고 그랬다"며 "먼저 자리를 마련해줘야 하는데 너무 늦었다"고 말해 감동을 자아냈다.
이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면서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해야 하겠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전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