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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납품단가연동제 확대하면 해외 기업으로 일감 넘어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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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납품단가연동제의 가격 연동 대상이 확대될 예정이라는 한경 보도(8월 20일자)가 나왔다. 납품단가연동제란 어떤 생산 요소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웃돌면 해당 요소의 가격 변동에 따라 납품단가를 10%까지 인상하거나 인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현재는 금, 철, 골재, 시멘트 등 원자재와 엔진, 기계 부품, 강철 등 중간재가 연동 대상이다. 중소기업계가 전기료, 가스료, 산업용수 이용료 등을 추가해야 한다고 요구하자 더불어민주당이 추진에 나섰으며, 국민의힘도 반대하지 않아 다음달 관련 법(하도급법) 개정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하지만 납품단가연동제 자체에 대한 논란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서둘러선 안 되는 일이다. 이 제도는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추진하고 야당도 호응해 지난해 10월 시행됐다. 코로나19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뛰어 고통받는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취지지만, 민법의 근간인 사적 자치와 계약 자유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중소기업중앙회를 제외한 경제 5단체가 일제히 우려를 표명한 이유다.

    연동 대상이 확대되면 제도 자체가 안고 있는 문제를 더 키울 공산이 크다. 하청업체가 원청업체에 전기료나 가스료 상승분을 떠넘기면 하청업체가 전기나 가스를 절감해야 하는 이유가 사라진다. 원청업체는 하청업체에 납품대금을 올려주는 만큼 완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어 소비자 부담은 커진다. 외국에 수출하는 품목의 경우 국제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최악의 부작용은 원청기업이 국내 하청을 줄이고 연동제를 적용받지 않는 외국 기업에 하청을 늘리는 경우다. 국내 하청기업이 납품대금 조금 더 받으려다 주문 자체를 못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정치권은 이 같은 부작용 차단을 위해 산업계의 한쪽 의견만 들어선 안 되며 두루 청취해야 한다. 도입된 지 1년도 안 된 제도일수록 확대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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