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접어든 글로벌 미술시장, KIAF-프리즈 2024는 놓쳐선 안될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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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F-프리즈 서울 2024]프리즈 3년의 변화와 올해 관전 포인트
올해 행사는 '불루칩' 작품 수집할 절호의 기회
프리즈 서울 진출 후 달라진 한국 미술시장도 확인
올해 행사는 '불루칩' 작품 수집할 절호의 기회
프리즈 서울 진출 후 달라진 한국 미술시장도 확인

3년이 흘러 KIAF-프리즈가 3회째를 맞은 지금, 한국 미술시장은 어디쯤에 와 있을까. 프리즈 서울 개최 이후 달라진 국내 시장의 모습과 올해 행사에서 눈여겨볼 ‘관전 포인트’를 정리했다.
불황 속 찾아온 기회
미술시장은 경기가 나빠질 때 가장 먼저 침체되고, 경기가 호전될 때 가장 늦게 달아오르는 시장이다. 2022년 이후 조정기에 들어선 미술시장의 어려움은 ‘세계 미술 수도’ 미국 뉴욕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뉴욕에서 지난해 8월부터 1년간 문을 닫은 갤러리는 총 20곳. 폐업한 갤러리들의 업력은 모두 7년 이상이었고, 이 중 업력이 20년을 넘는 갤러리는 7곳에 달했다. 살아남은 갤러리들도 인력을 줄이고 신사업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KIAF-프리즈 개최 직전인 8월,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확산되면서 세계 주식시장이 급락한 건 갤러리들에게 커다란 악재다.
반대로 컬렉터 입장에서 이런 상황은 훌륭한 작품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더 중요한 건 아트페어에 나오는 작품과 전시 수준이 최근 몇 년 새 부쩍 높아졌다는 점이다. 전반적인 국내 갤러리들의 ‘실력’이 전보다 확연히 향상된 덕분이다. 시장 개방으로 위기의식을 느낀 갤러리들은 지난 몇 년 새 새로운 작가를 발굴해 키우고 해외에 적극 알리는 등 혁신에 나섰다. 갤러리조선과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제이슨함 등 국내 작가의 해외 전시를 도우며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갤러리도 늘었다.
이런 점은 올해 KIAF에 참가하는 부스들의 대표작 목록만 봐도 드러난다. 2~3년 전만 해도 KIAF 참여 갤러리 중 상당수 부스의 ‘간판’은 이우환 박서보 등 유명 원로 작가들의 작품이었다. 해당 작가들의 작품이 가장 잘 팔리기 때문이었다. 반면 올해 목록에는 각양각색의 국내외 작가들이 부스 대표 작가로 이름을 올렸다. 한 중견 화랑 대표는 “컬렉터들의 감식안이 전보다 훨씬 좋아지면서 유명 작가보다는 ‘숨겨진 보석’을 찾는 수요가 늘었다”며 “프리즈가 한국에 진출한 뒤 ‘우리 화랑의 색깔과 경쟁력을 확실히 보여줘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생겼다”고 말했다.
숨겨진 보석 발굴에 주력하는 국내 화랑들
올해 KIAF-프리즈는 지난 3년간 한국 시장이 쌓아온 기초 체력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프리즈 서울에서 누구나 아는 해외 근대 거장의 수십~수백억원대 작품 출품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 시장의 체급이 그만한 작품을 소화할 만큼 크지는 않기 때문이다. 대신 눈여겨볼만한 건 세계 시장에서 잘나가는 현대미술 생존 작가의 수억원대 작품이다. 이런 작가들의 작품은 프리즈 서울이 아니면 한국에서 좀처럼 보기가 어렵다. 거래 수요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리즈 서울은 불황기에 ‘블루칩 작가’의 작품을 살 기회일 뿐만 아니라, 해외 현대미술 최전선의 수작들을 한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는 훌륭한 전시이기도 하다.
이번에 특히 눈여겨볼 만한 곳은 KIAF다. 프리즈 서울 진출 이후 ‘2부 리그’ 취급을 받았던 설움을 딛고 아트페어 참여 부스 전반의 수준을 확 높였다. 행사장 전반을 파격적으로 전시장으로 꾸민 KIAF 특별전, 주목할 만한 작가를 선정하는 ‘KIAF 하이라이트’도 꼼꼼히 봐야 한다.
시장 상황과 관계 없이 좋은 작품은 값이 오르고, 그렇지 못한 작품은 잊힌다. 올해 KIAF-프리즈는 좋은 작품을 감별하는 감식안을 키우고 활용할 기회다. 이는 미술 애호가들과 컬렉터들이 가장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다.
성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