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론디노네, 이우환 수십억 대작들 미술 1번지 삼청동에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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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F-프리즈 서울 2024]서울시내 병행전시 프리뷰-삼청동
존 배 vs 함경아, 강철과 섬유의 대결
필립스옥션 특별전, 수십억 대작들 미리 만난다
신진 작가들, 공동체와 소수자의 목소리로 도전장
존 배 vs 함경아, 강철과 섬유의 대결
필립스옥션 특별전, 수십억 대작들 미리 만난다
신진 작가들, 공동체와 소수자의 목소리로 도전장

최근 만난 한 갤러리스트가 건넨 말이다.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프리즈 서울이 2022년 삼성동 코엑스에 자리 잡은 게 시작이었을까. 지난 3년 사이 세계적인 화랑들이 물밀듯이 압구정·신사·청담 등 강남권에 한국 지점을 열기 시작했고, 둥지를 옮기는 국내 갤러리도 부쩍 늘었다.
그래도 한국 미술의 1번지는 여전히 삼청동이다. 아트선재센터 등 국내 최정상급 미술관과 갤러리현대, 국제갤러리 등 터줏대감 화랑들의 영향력은 건재하다. 국내외 거장들과 오랜 시간 구축한 네트워크, 신진 작가들을 발굴하는 안목도 무시할 수 없다. 이번 KIAF-프리즈 기간에 마련된 부스 외에도, 이들의 '본진'을 찾아야 할 이유다.
강철의 존 배 vs 섬유의 함경아
올해 한국 미술계가 프리즈 서울을 상대로 꺼내든 카드는 '거장의 재발견'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현대조각가 존 배의 개인전을 준비한 갤러리현대가 그 중심에 있다. 갤러리 신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2013년 갤러리현대 전시 이후 11년 만에 열리는 배 작가의 국내 개인전이다. 1960대 초기 강철 조각부터 작가를 상징하는 철사 조각까지 30여점을 선별해 보인다.




리안갤러리 서울은 9월 4일부터 10월 19일까지 김택상 작가의 개인전을 연다. 파스텔톤 물감으로 캔버스를 물들인 신작 'Flow' 작업군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2019년, 2021년에 이어 작가가 리안갤러리에서 여는 세 번째 개인전이다.
피비갤러리는 분할된 평면 회화로 잘 알려진 이교준 작가의 기하학적 추상화를 선보인다. 전시는 9월 28일까지. 북촌에 소재한 한옥 호호재에서도 이교준 특별전이 열린다. 9월 2일부터 일주일 동안 고즈넉한 전통 가옥을 배경으로 이 작가의 단색화를 음미할 수 있다.
수십억 원 대 해외 대작들 '주목'
대작들을 직접 소장하는 데 관심이 있다면 송원아트센터에서 9월 8일까지 열리는 필립스옥션 특별전 '푸른 세계로의 여정'을 주목할 만하다. 니콜라스 파티, 우고 론디노네, 조지 콘도, 이우환 등 국내외 경매에서 낙찰가 최상위권을 달리는 작가들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인다.


전시에선 생성형 AI 모델인 '대규모 자연 모델(LNM)'의 개발 과정을 공개한다. LNM은 작가의 팀이 사막과 열대우림 등을 취재하며 수집한 수억개의 이미지에 기반한 프로그램이다. 자연을 다룬 이번 신작들의 원천으로, 작가의 '비법 노트'나 마찬가지다. 아나돌은 '인공 현실: 산호', '기계 환각-LNM: 식물' 등 실험적인 작품들로 생태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예정이다.
'공동체·소수자' 외치는 신진 작가들
차세대 미술시장을 움직일 작가들을 발굴하려는 움직임도 분주하다. 엄정순, 딩이, 시오타 치하루 3인전이 열리는 학고재가 가장 눈에 띈다. 세 작가는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예술의 공동체 정신과 사회적 함의를 탐구하는 작품을 선보여왔다. 세 명의 작가가 각각 한국·중국·일본을 대표해 선발된 만큼, 각자의 개인적인 경험이 어떻게 작품에 반영됐는지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다.


안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