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에 출전한 허미미가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샹드마르스에서 캐나다 크리스타 데구치와 결승전을 치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에 출전한 허미미가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샹드마르스에서 캐나다 크리스타 데구치와 결승전을 치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0일(한국시간)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 결승전에서 허미미(경북체육회)를 꺾고 우승한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가 경기 이후 악성 댓글을 다는 네티즌에게 "모든 선수는 최선을 다했고, 서로를 존중하고 꿈을 위해 뛰었다. 팬들도 우리처럼 그렇게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자제를 요청했다.

데구치는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댓글을 읽었더니 슬픈 감정이 들고, 내가 상대했던 선수들에게 미안한 느낌이 든다. 당신들이 아끼는 선수를 보호하려는 마음은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어떤 국가도, 어떤 선수도, 어떤 사람들도 의미 없는 싸움을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지 말라는 것이 아니지만 상대를 겨누고 그 말을 퍼부을 필요는 없지 않나"라고 적었다.

데구치는 지난달 30일 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허미미를 반칙승으로 꺾고 금메달을 땄다. 당시 두 선수는 지도 2개씩을 받았고, 허미미가 메치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위장 공격 판정을 받아 지도 3개가 누적돼 패했다. 위장 공격은 실제 공격할 의도가 없으면서도 그런 것처럼 거짓으로 꾸미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인 선수가 그 상황을 면피하고자 '방어를 위한 공격'을 했을 때 위장 공격 지도를 준다.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에 논란이 이어졌고, 데구치 역시 기자회견에서 마지막 지도 판정에 관해 "할 말은 없다"면서도 "더 나은 유도를 위해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기 직후 일부 한국 누리꾼들은 데구치의 SNS에 악성 댓글을 남겼다. 몇몇 누리꾼은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적기도, 애꿎은 선수에게 집단 공격을 하지 말자며 사과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