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잠 없어진다더니…" 노인 건강 '뜻밖의 결과' [건강!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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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 수면시간 길지만 수면질 떨어져
나이가 들면 잠이 준다고 한다. 누구나 쉽게 하는 말이지만 결론은 사실과 다르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노인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9시간 정도다. 성인들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이 7~7.5시간인 것을 고려하면 오히려 긴 편이다. 다만 노인들이 하루 평균 1시간20분 정도 낮잠을 잔다는 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밤 수면 시간은 성인 평균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노인들은 수면의 질이 떨어져 잠이 줄었다고 느낄 가능성이 높다. 최윤호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26일 "잠을 3~4시간만 자도 숙면을 취해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다면 병이 아니다"라며 "반면 8~9시간 자는데도 개운하지 않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피곤하고 낮 시간에 졸리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면 수면장애일 수 있다"고 했다. 노년기 수면 질이 떨어지는 수면장애가 흔하다는 것이다.
수면장애는 건강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충분히 잠을 자도 낮 동안 잘 깨어 있지 못하고 졸림을 호소하는 상태가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수면 리듬이 흐트러져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마찬가지다.
국내 65~84세 인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57.7%가 불면 증세를 호소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최 교수는 "사람은 인생의 3분의 1이나 되는 긴 시간 잠을 자면서 지내는데 이를 통해 몸과 정신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회복시키고 생체리듬을 유지하게 된다"며 "제대로 잠을 못자면 활력이 떨어지고 면역기능 저하를 호소할 수 있다"고 했다. 수면장애 탓에 만성질환 위험이 높아지기도 한다.
노년기 수면장애 중 가장 흔한 것은 불면증과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다. 불면증은 잠들기 힘들거나 잠이 들어도 자주 깨는 것을 말한다. 새벽에 너무 일찍 일어나 수면 부족 상태를 호소하기도 한다. 낮 동안 피로감과 졸음, 의욕상실 등을 겪게 된다.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는 생체리듬과 관련이 있다. 노인이 되면 생체리듬을 관장하는 뇌신경 기능이 떨어진다. 생체시계에서 일주기 리듬이 젊을 때보다 조금 앞당겨진다. 이 때문에 수면 양상에도 변화가 생긴다. 대부분 오후 7~9시 사이에 일찍 잠이 들어 오전 3~5시 사이에 깨게 된다.
최 교수는 "숙면을 취하도록 돕는 수면 유도 물질 멜라토닌은 해가 진 후부터 생성되기 시작해 새벽 2~4시 사이에 가장 많이 분비된다"며 "노인은 일주기 리듬이 달라지는 데다 멜라토닌 분비까지 원활하지 못해 시간이 갈수록 수면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고 했다.
과다수면증과 기면증,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렘수면행동장애 등도 수면장애 증상이다. 과다수면증은 밤에 최소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했는데도 낮에 과도한 졸음을 호소하는 증상이다. 기면증이 있으면 졸음을 이겨내지 못해 갑작스럽게 잠에 빠져든다. 먹고 말하거나 걷다가 잠이 들기도 한다.
코골이가 있는 사람의 75%는 수면 중 호흡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한다. 수면 중 호흡 이상이 시간당 5회 이상 나타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한다. 수면무호흡증이 심하면 자주 깨고 체내 산소 공급이 어려워진다. 낮 동안 심한 피로감과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느낌, 아침 두통, 무기력감,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우울감 등을 호소하게 된다. 수면무호흡증을 장기간 방치하면 치매 등 인지장애, 뇌혈관 질환, 심장 질환, 당뇨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잠들 무렵 다리 등 특정 부위에 불편감이 느껴져 잠들기 힘든 상태다. 전기가 흐르는 느낌,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등 환자마다 불편감은 다르게 나타난다. 움직임이면 나아진다. 심한 환자는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렘수면행동장애는 꿈을 꾸게 되는 렘수면 단계에서 비정상적으로 근육 긴장도가 증가해 꿈과 관련한 이상행동을 보이는 질환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남성일수록 흔하게 발생한다. 파킨슨병 등 퇴행성 신경질환과 관련이 크다.
최 교수는 "노년기에 수면장애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치매와의 연관성 때문이다"이라며 "수면장애가 있는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49%나 높다는 조사결과도 있다"고 했다.
불면증 원인은 다양하다. 노인은 젊은 사람보다 낮 동안 활동이 적기 때문에 밤 시간 수면장애가 생기기 쉽다. 우울과 불안 등 심리적 요인 탓에 불면증이 생기기도 한다. 만성 호흡기질환, 역류성 식도염, 위궤양, 만성 통증, 빈뇨나 요실금,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등 다양한 신체 질환도 수면장애 원인이다.
노인들은 젊은 사람보다 약물을 많이 복용한다. 이런 약물 부작용 탓에 불면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노인시설이나 병원에 입원하면 환경 변화 탓에 수면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최 교수는 "노인에게 불면증은 그 자체로 힘들 뿐 아니라 건강에도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며 "하루 7시간 미만으로 잠을 자는 노인은 8시간 이상 충분히 수면을 취한 노인보다 건강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면증 예방을 위해선 수면을 방해하는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커피 홍차 등에 많이 함유된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늦은 오후 이후로는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자기 전 흡연이나 음주도 피해야 한다.
술은 처음에는 수면을 유도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잠을 자주 깨게 하고 수면무호흡증을 악화시킨다. 복용 중인 약이 수면과 연관됐는지 확인하고 바꿀 수 있다면 다른 성분으로 대체하는 게 좋다.
낮 시간 동안 햇볕을 충분히 쬐면 생체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해 숙면에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운동도 마찬가지다. 낮잠은 최소한으로 줄이는 게 좋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다만 노인들은 수면의 질이 떨어져 잠이 줄었다고 느낄 가능성이 높다. 최윤호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26일 "잠을 3~4시간만 자도 숙면을 취해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다면 병이 아니다"라며 "반면 8~9시간 자는데도 개운하지 않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피곤하고 낮 시간에 졸리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면 수면장애일 수 있다"고 했다. 노년기 수면 질이 떨어지는 수면장애가 흔하다는 것이다.
수면장애는 건강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충분히 잠을 자도 낮 동안 잘 깨어 있지 못하고 졸림을 호소하는 상태가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수면 리듬이 흐트러져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마찬가지다.
국내 65~84세 인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57.7%가 불면 증세를 호소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최 교수는 "사람은 인생의 3분의 1이나 되는 긴 시간 잠을 자면서 지내는데 이를 통해 몸과 정신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회복시키고 생체리듬을 유지하게 된다"며 "제대로 잠을 못자면 활력이 떨어지고 면역기능 저하를 호소할 수 있다"고 했다. 수면장애 탓에 만성질환 위험이 높아지기도 한다.
노년기 수면장애 중 가장 흔한 것은 불면증과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다. 불면증은 잠들기 힘들거나 잠이 들어도 자주 깨는 것을 말한다. 새벽에 너무 일찍 일어나 수면 부족 상태를 호소하기도 한다. 낮 동안 피로감과 졸음, 의욕상실 등을 겪게 된다.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는 생체리듬과 관련이 있다. 노인이 되면 생체리듬을 관장하는 뇌신경 기능이 떨어진다. 생체시계에서 일주기 리듬이 젊을 때보다 조금 앞당겨진다. 이 때문에 수면 양상에도 변화가 생긴다. 대부분 오후 7~9시 사이에 일찍 잠이 들어 오전 3~5시 사이에 깨게 된다.
최 교수는 "숙면을 취하도록 돕는 수면 유도 물질 멜라토닌은 해가 진 후부터 생성되기 시작해 새벽 2~4시 사이에 가장 많이 분비된다"며 "노인은 일주기 리듬이 달라지는 데다 멜라토닌 분비까지 원활하지 못해 시간이 갈수록 수면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고 했다.
과다수면증과 기면증,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렘수면행동장애 등도 수면장애 증상이다. 과다수면증은 밤에 최소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했는데도 낮에 과도한 졸음을 호소하는 증상이다. 기면증이 있으면 졸음을 이겨내지 못해 갑작스럽게 잠에 빠져든다. 먹고 말하거나 걷다가 잠이 들기도 한다.
코골이가 있는 사람의 75%는 수면 중 호흡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한다. 수면 중 호흡 이상이 시간당 5회 이상 나타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한다. 수면무호흡증이 심하면 자주 깨고 체내 산소 공급이 어려워진다. 낮 동안 심한 피로감과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느낌, 아침 두통, 무기력감,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우울감 등을 호소하게 된다. 수면무호흡증을 장기간 방치하면 치매 등 인지장애, 뇌혈관 질환, 심장 질환, 당뇨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잠들 무렵 다리 등 특정 부위에 불편감이 느껴져 잠들기 힘든 상태다. 전기가 흐르는 느낌,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등 환자마다 불편감은 다르게 나타난다. 움직임이면 나아진다. 심한 환자는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렘수면행동장애는 꿈을 꾸게 되는 렘수면 단계에서 비정상적으로 근육 긴장도가 증가해 꿈과 관련한 이상행동을 보이는 질환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남성일수록 흔하게 발생한다. 파킨슨병 등 퇴행성 신경질환과 관련이 크다.
최 교수는 "노년기에 수면장애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치매와의 연관성 때문이다"이라며 "수면장애가 있는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49%나 높다는 조사결과도 있다"고 했다.
불면증 원인은 다양하다. 노인은 젊은 사람보다 낮 동안 활동이 적기 때문에 밤 시간 수면장애가 생기기 쉽다. 우울과 불안 등 심리적 요인 탓에 불면증이 생기기도 한다. 만성 호흡기질환, 역류성 식도염, 위궤양, 만성 통증, 빈뇨나 요실금,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등 다양한 신체 질환도 수면장애 원인이다.
노인들은 젊은 사람보다 약물을 많이 복용한다. 이런 약물 부작용 탓에 불면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노인시설이나 병원에 입원하면 환경 변화 탓에 수면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최 교수는 "노인에게 불면증은 그 자체로 힘들 뿐 아니라 건강에도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며 "하루 7시간 미만으로 잠을 자는 노인은 8시간 이상 충분히 수면을 취한 노인보다 건강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면증 예방을 위해선 수면을 방해하는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커피 홍차 등에 많이 함유된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늦은 오후 이후로는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자기 전 흡연이나 음주도 피해야 한다.
술은 처음에는 수면을 유도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잠을 자주 깨게 하고 수면무호흡증을 악화시킨다. 복용 중인 약이 수면과 연관됐는지 확인하고 바꿀 수 있다면 다른 성분으로 대체하는 게 좋다.
낮 시간 동안 햇볕을 충분히 쬐면 생체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해 숙면에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운동도 마찬가지다. 낮잠은 최소한으로 줄이는 게 좋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