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고·하동여고 통폐합 무산 위기에 하동군 "송구"
학령인구 감소로 경남도교육청이 추진하던 공립 하동고등학교와 사립 하동여자고등학교 통폐합이 무산될 상황에 놓이자 하동군이 난감해졌다.

23일 도교육청과 하동군 등에 따르면 하동여고 학교법인 하동육영원이 전날 하동여고에서 비공개 이사회를 열고 두 학교 통폐합 여부를 논의하는 '하동여자고등학교 계속 운영 여부'에 대한 안건을 부결해 하동고·하동여고 통폐합에 반대했다.

공립학교 통합은 60% 이상 학부모가 찬성하면 교육감 권한으로 추진할 수 있으나, 하동여고처럼 사립학교는 학교법인 이사회의 동의가 필요해 통폐합을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다.

이번 이사회에서 두 학교 통폐합 안건이 부결됨으로써 통폐합을 위한 남은 행정 절차는 소용없게 됐다.

하동육영원은 이번 이사회 결과에 대해 아직 어떠한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회의록이나 이사 중 몇 명이 반대했는지에 대해서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동군은 이사회 설득 등 하동육영원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후속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지만, 행정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적어 두 학교 통폐합 추진은 동력을 잃을 전망이다.

하승철 군수는 "고교 통합을 발판 삼아 전국 최고 수준의 교육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주어진 여건 속에서 교육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하동군은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두 학교를 통폐합하고자 도교육청과 함께 지난 2년간 학부모 설문조사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최근 하동육영원에 통합 추진을 요청했다.

올해 하동지역 전체 고교 입학자원은 262명으로 9년 뒤 고교 입학 예정인 현재 초등 1학년 재학생 수는 이보다 54%가 줄어든 122명에 불과해 학령인구 감소 추세가 심각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