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거울로서 기능한다는 이론을 입증하기 위함인지 영화에는 관객이 앉아 있는 공간, 점진적으로 높아지는 그 구조를 거울처럼 반영한 공간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이 장면들은 영화사(史)를 하나의 공간적 구조로 펼쳐놓는다면 꽤 높은 곳에 자리 잡을 것이다. 몰래 궁을 빠져나와 그 계단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공주, 링 위에서 승리를 꿈꾸며 그 계단에서 스트레이트 내뻗는 복서, 영화학도들의 교과서가 되어버린 그 계단 위로 덜컥거리며 미끄러진 유모차는 지난 100년간 사람들의 눈앞에서 몇 번이나 미끄러졌을까?영화가 무의식이나 페르소나의 반영이라는 이 이론은 더 이상 잘 언급되지 않는다. 내 생각에 그건 거울로서 기능하는 것이 영화가 아니라 오히려 관객이기 때문인 것 같다. 관객은 자신이 스크린에서 본 인물의 시간을 복제한다. 그리고 그 시간을 복제하기 위해 실제 그 공간에 방문해야 한다. 그 사건이 일어난 그 장소에 가서 같은 동작을 취해야만 한다. 물론 너무 많은 복제는 때때로 그것을 불가능하게 만들기도 한다.그들의 계단은 오르고 내리는 곳이 아니다. 목적지에 다다르기 위해 그저 경유할 뿐인, 그 과정에서 소요된 시간은 길바닥으로 흩뿌려진 것이고, 소진된 육체의 에너지는 허비되어 버린 곳이 아니다. 오히려 그 시간과 에너지를 마음껏 소진해 버려야 하는 곳이다. 그곳에 부여된 기능을 거부하고, 이곳은 머무르는 곳이라고 선언하는 것, 그런 암묵적 합의를 공유한 사람들이 마치 스크린 속의 얼굴과 공간들 또 움직임들을 바라보듯 눈앞에서 펼쳐지는 그 무작위하고 우연한 드라마에 시선을 고정하는 곳이다. 그들의 계단은 무대이며 동시에 객석이다. 모여들고
스타벅스가 봄을 맞아 시즌 대표 음료인 ‘슈크림 라떼’를 재출시한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오는 5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스테디 셀러인 ‘슈크림 라떼’와 신제품 ‘슈크림 말차 라떼’를 선보인다고 밝혔다.슈크림 라떼는 천연 바닐라 빈이 들어간 노란 슈크림과 에스프레소가 어우러진 봄철 대표 음료다. 작년에도 300만잔 이상 팔리며 매장 영업시간 동안 1분당 100잔씩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은 2100만잔 이상으로 스타벅스코리아가 개발한 역대 프로모션 음료 중 가장 높은 수치다.올해는 슈크림 라떼 출시 9년 만에 최초로 신제품 슈크림 말차 라떼도 함께 출시한다. 해당 제품은 말차와 슈크림이 조화를 이루는 달콤쌉쌀한 맛이 특징이다.스타벅스는 서울 성수동 매장 일부를 슈크림 라떼 팝업스토어로 운영한다. 뚝섬역교차로점, 성수역점, 성수점, 뚝섬역점, 서울숲역점에서는 매장 외부를 슈크림 라떼 관련 이미지로 꾸밀 계획이다.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업으로 자리 잡은 K-콘텐츠. '기생충', '오징어게임', 방탄소년단의 성공으로 지난 수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을 떨쳐왔다. 하지만 최근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영화산업을 비롯해 곳곳에서 K-콘텐츠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한경닷컴은 K-콘텐츠의 현 실상을 짚어보는 기획 시리즈를 게재한다. "최악의 위기 국면입니다. 대체 이 긴 터널의 끝이 언제쯤 올지 알 수가 없네요." K콘텐츠의 선봉에서 국경을 넘어 사랑받아온 한국 영화가 끝 모를 위기의 늪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를 휩쓴 지 고작 5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파묘', '범죄도시4' 두 편의 천만 영화를 제외하면 지난해 여름 성수기 국산 대작 영화가 자취를 감췄다.겨울 시즌에도 메가 히트작은 없었다. 엔데믹 이후 관객들이 극장을 다시 찾을 거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그런 기대는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국내 영화산업이 불황의 고리를 끊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터널' 끝 안 보이는 영화판4일 영화진흥위원회의 '2024 한국영화 결산'에 따르면 2024년 극장 전체 매출은 1조 19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5.3%(669억 원) 감소했다. 전체 관객 수는 1억 2313만 명으로 전년 대비 1.6%(201만 명) 줄었다.2023년 숫자와 비교하면 '그나마 선방했네'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작년 한국 영화산업의 초라한 현주소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전성기와 비교해야 적나라한 민낯을 드러낸다. 2017년~2019년 한국 극장의 연평균 매출은 1조 8282억 원이었다. 2024년은 이때의 65.3%에 불과하다.같은 기간 연평균 관객 수(2억 2098만 명)와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